[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영국과 중국 부동산 시장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정부의 신용 규제에 중국의 부동산 과열이 주춤한 한편 지난해 하반기 가파르게 오르며 버블 우려마저 낳았던 영국도 상승 에너지를 소진했다는 진단이다. 특히 영국 주택시장의 경우 '잃어버린 10년'이 펼쳐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8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할리팩스와 네이션와이드의 자료를 인용, 지난해 하반기 탄탄한 상승세를 보인 주택시장이 10년에 걸쳐 하락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 1월 모기지 승인 건수는 4만8198건으로 전월 대비 1만건 가량 감소했고, 2월 주택 가격도 1.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지난 하반기 회복세가 기력을 다한 것으로 분석했다. 최소 10년간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거나 제자리걸음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동산 컨설팅사 페이돔의 대니 가베이 이사는 영국 부동산 가격이 올해 5%, 내년 1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할리팩스 부동산 가격 지수에 따르면 2012년 하반기까지 부동산 가격은 고작 3% 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추세라면 현재 16만5997파운드인 평균 주택 가격은 10년 뒤 22% 상승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시몬 러빈손 RIC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10년 영국 부동산 가격은 1~2% 오르는데 그칠 것"이라면서 "2011년은 훨씬 더 심해질 것으로 보여 오히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다고 해도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영국 부동산대출업협회(CML)에 따르면 모기지 대출 1000만 가구 중 350만 가구가 2007년과 2008년 이후 부동산 시장 붕괴로 이른바 '깡통주택(모기지 대출 잔액 보다 주택가격이 더 낮은 상태)'으로 전락, 집을 옮길 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틴 엘리스 할리팩스의 부동산 전문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는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인해 사람들이 부동산 판매를 주저, 공급이 매우 적은 비정상적인 시장이었다"면서 "올해 부동산 시장은 이런 하락세가 지속되기보다 평행선을 그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값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았던 중국도 지난 2월 부동산 거래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대출 억제를 포함해 자산 버블 해소를 위한 정책이 효과를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특히 원자바오 총리가 전국인민대표회의(NPC, 전인대)에서 경기부양책을 지속하되 부동산 시장 과열을 식히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 주택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차이나방케의 2월 거래 실적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이 업체의 부동산 거래 규모는 25억1000만위안(3억676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줄었다. 이는 지난 1월 62억6000만위안으로 세 배 급증한 것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모습이다. 건평 기준으로는 21만1000㎡로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59% 급감했다.
이번 하락에는 계절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월이던 춘제 연휴가 올해는 2월에 있었던 것.
존슨 후 UOB 캐이히언의 애널리스트는 "이번에는 춘제 연휴라는 계절적인 요인이 크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3월 일시적인 판매 반등이 있을지 모른다"며 "하지만 정부 긴축 정책이 몇 달 안에 부동산 시장 과열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지난 2008년 11월 발표한 경기 부양책의 영향으로 지난해 해안 고급 주택가를 중심으로 붐이 일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부동산 거품과 인플레이션 문제가 야기됐고, 정부는 과도한 유동성을 제거하기 위한 긴축 방안을 연이어 내놓았다.
지난 5일 원자바오 총리는 전인대에서 부동산 문제에 대해 "지난해 실시한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부동산을 중심으로 자산 버블이 발생하는 등 국내 경제가 상당한 문제를 안고 있다"며 직접적인 우려를 표명했다.
프랑크 천 BNP파리바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의 긴축 정책이 부동산 매매에 부담으로 작용, 올해 거래 규모와 부동산 가격이 각각 10%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종목 수익률 100% 따라하기
안혜신 기자 ahnhye84@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