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지난해 말 미국 은행권 대출이 1942년 이래 최대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꽉 막힌 미국 가계 및 기업들의 자금줄이 뚫릴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우려가 고조되는 양상이다. 이 때문에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이날 공개된 미국 예금보험공사(FDIC)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대형 은행들은 빠른 속도의 회복세를 보인 반면, 나머지는 여전히 고사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 채권 부실로 대출 확대의 의지를 잃어버린 중소 은행들이 유동성 공급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부실 은행들의 숫자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4분기 미국 부실은행의 숫자는 702개로 전분기 대비 27% 늘어난 것. 이는 16년래 가장 많은 규모다. 부실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은행의 8.7%에 달했다.


아울러 전체 대출의 5% 이상이 3개월 이상 연체, FDIC가 집계를 시작한 26년래 가장 심각했다. 이 기간 대손상각 처리 규모는 530억달러에 달했다. FDIC는 이같은 문제가 올해 내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쉴라 베어 FDIC 의장은 "올해 파산하는 은행의 숫자는 작년 140개를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적극적 유동성 공급을 위한 백악관과 규제당국의 노력을 무색케 한다는 지적이다. 백악관은 금융위기 기간 동안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대형 은행들을 중심으로 시중에 좀 더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것을 촉구해 왔다.


그러나 은행들은 경기침체로 가계 및 기업의 대출 수요가 예전 같지 않을 뿐 아니라, 부실채권 확대 우려로 대출에 신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자본 확충과 동시에 대출을 확대하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제라고 토로하고 있다.


작년 4분기 은행권 대출 급감의 원인이 금융권 대출 기준 강화에 있는지, 혹은 은행의 설명대로 실제 대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인지 여부는 분명치 않다. 은행들이 대출 포트폴리오 규모 자체를 줄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두 요인이 맞물리면서 이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월 연준(Fed)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은행들은 최근 들어 대출 기준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멈췄지만 여전히 평년보다 강화된 기준을 대출자들에게 적용하고 있다. 같은 보고서는 동시에 가계 및 기업의 대출 수요가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는 점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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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IC의 리차드 브라운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대출은 감소했고 기업과 가계의 지출 역시 취약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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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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