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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빅3, 흥행성 잃어버린 세계1위 경쟁

최종수정 2010.01.18 17:35 기사입력 2010.01.1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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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대우조선, 현대重 턱밑 추월 불구 시장반응은 냉담
“거듭된 불황 1위 다툼 의미없다”···순위보다 수익성 초점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불과 2년여전만 해도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계 빅3간 세계 1위 경쟁은 업계의 가장 큰 이슈였다.
2010년 연초부터 30여년간 1위를 독점해온 현대중공업의 위치가 위협을 받고 있을 정도로 한데 눈치 싸움이 치열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그만큼 흥행성을 잃은 것이다.

영국의 해운조선 시장조사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는 지난달 수주잔량 기준으로 수주잔량 864만6000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ㆍ선박의 화물 총량에 배 종류에 따른 가중치를 곱한 단위)로 840만8000CGT를 기록한 삼성중공업(거제조선소)의 턱밑까지 추격을 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옥포조선소)도 814만4000CGT로 추격 가시권에 들어왔다.

신규 상선 수주실적에서는 현대중공업이 5위권으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기준 신규 수주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은 29척, 37억달러로 16년만에 세계 1위 자리에 올랐으며, 삼성중공업은 14억달러, 현대중공업은 4억4000만달러에 불과했다.
3사간 수주 잔량 격차는 불과 20만CGT에 불과해 올해 수주 실적에 따라 순위는 언제라도 뒤바뀔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올들어 이미 7억5000만달러의 신규 수주를 올렸으며, 조선소 규모가 큰 현대중공업의 경우 다른 업체에 비해 수주잔량 소진 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순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기업들은 이러한 순위 경쟁을 대외적으로 밝히길 꺼려하고 있다. 조선업계가 불황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1위 싸움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척당 1억달러 이상 되던 케이프사이즈급 벌크선 신조 가격이 8000만달러 내외에 불과할만큼 수주 가격이 뚝 떨어진 상황"이라면서 "이런 수준의 가격으로는 국내 조선소에서 만들면 수익을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에 아예 입찰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규모의 사업을 십분 활용해 원가를 낮춰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의 선가로 수주몰이를 해왔지만 자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중국업체의 저가공세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지난해부터 무리한 수주를 추진하지는 않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대신 조선소 인프라 현대화, 기술개발 등 중장기 미래를 내다본 투자를 확대해 고부가가치 선박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다른 조선사들은 현대중공업과 사정이 다르다. 현재의 작업 인력 및 인프라를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일감이 필요하며 일거리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출혈을 감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최근의 상황을 '생존형 수주'라고 표현하고 있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워낙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에 각 조선사마다 올해에는 전년대비 수주 목표를 상향 조정하는 등 영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라면서 "하지만 조선업계에 2000년대 초중반과 같은 호기는 다시는 없을 것으로 보여 순위 경쟁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영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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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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