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이버대학 실버산업학과에서 내년도 입학생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사이버 대학은 낯설고, 더욱이 실버산업학과라는 학과명은 고개를 갸우뚱 하게 합니다. 노인을 떠올릴때 공경의 대상, 사회복지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라고 하면 사람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냅니다. 쉽게 사기를 당하는 사람들, 정보에 어두운 사람들, 사회적 약자라는 인식 때문입니다.
어제 한통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노인종합복지관에서 강의를 하고 계신 분이 보내온 메일입니다.
그분은 어르신들이 1만~2만원 내고 온천여행을 떠나는데 동행을 하셨다고 합니다. 경비가 저렴한 대신, 건강 관련 강의를 들어야 했고 강의가 끝난 후 약을 파는 시간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분은 마음이 착잡하셨던 듯 합니다.
아마도 강의 내용은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고, 걱정이 많은 어르신들의 약한 부분을 건드려 약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겠지요.
과연 어르신들이 옳은 판단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이러한 판매방식은 사기가 될 수도 있고, 상술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정확한 근거가 모호하니, 흔히 어르신들을 우롱하는 교묘한 상술, 혹은 악덕업자라고 표현합니다.
이분이 보내온 메일과 실버산업학과를 떠올리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들에 대한 시선이 과도기적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주머니 사정이 풍족하지는 않지만, 분명 여행에 대한 니즈를 가진 노인들이 많다는 것 입니다. 자녀들이 보내주는 연중 행사 같은 효도여행이 아닌, 마음 내킬 때 자발적으로 떠나는 여행을 노인들이라고 마다할 리 없습니다.
약을 강매하지 않고도, 저렴한 가격으로 가능한 여행상품 기획은 불가능한 걸까요?
그런 의도로 기획된 상품들이 아마도 꼭 필요한 것을, 더욱 싸게 살 수 있는 곳으로 떠나는 여행, 구매도 하고, 여행도 하고 일석이조를 제공하는 상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장철 젓갈 사러 떠나는 남도행 여행의 단골 고객은 할머니들입니다.
노인들은 이제 이러한 판매방식에 노출되며 학습한 것이 많아 점점 현명한 소비자로 진화해갑니다.
그와함께 상품 또한 이렇게 진화해 가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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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복지에서 비즈니스로 변해가는 길목에서 사람들의 생각도 십인십색인 듯합니다. 노인을 보호받아야 하는 대상, 공경해야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획일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노인을 고객으로, 소비자로 바라보는 시각 또한 필요한 시점입니다.
사람들은 노인을 돈벌이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은 불손하다고 말합니다. 그런 생각이 노인은 돈을 쓰면서도 제대로 자신들이 원하는 상품을 만날 수도 없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도 못하는 환경을 만듭니다. 노인들의 삶의 질을 위해서 실버산업은 발전해야 합니다.
노인이 되어도 '원하는 바'가 있음을, 소비자나 고객이란 관점으로 깊은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면 또 다른 노인의 모습이 발견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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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봄 디자이너 조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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