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특별기획] 전봇대와 신호등 - 이것만은 뽑고 바로잡자
[아시아경제 구경민 기자]'관련 부서들을 분리하고 파티션을 치는 것은 물론 본인이 일하는 층수 외에 다른 층수로 이동할 수 없게 엘리베이터 시스템까지 바꾼다'
정보교류 차단장치인 '차이니즈월(Chinese Wall)'이 증권사들의 비용 증가와 효율성을 저하시키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 정서를 감안하지 않고 서둘러 서구식 제도를 들여온 것이 효율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형 글로벌 투자은행(IB)을 탄생시키겠다는 목표 아래 추진된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차이니즈월 설치가 의무화됐다. 정보교류를 차단시키기 위해서는 서로 정보가 오가서는 안될 조직 간에는 동일한 상사 아래서 일하지 않고(조직의 분리, 분사), 동일한 공간 내에서 일하지 않는( 파티션과 업무 건물 분리) 등 불필요한 정보공유와 통신을 하지 않는 것이 기업 내에서의 차이니즈월이다.
지난 2009년 2월4일자로 시행된 자본시장법 제45조(정보교류의 차단) 규정에는 '정보교류 차단 원칙'인 차이니즈월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시행된지 10개월이 넘어서는 시점에서도 증권사들은 여전히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특히 비용적인 문제에 민감한 신설 및 중소 증권사들은 e메일 및 메신저 등 교환 내용의 데이터베이스(DB) 저장, 전화통화 녹음 등 기본적인 사항을 마련하는데 그쳐 차이니즈월에 부합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적지않은 자금이 들어간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차이니즈월 설정에 관한 비용이 너무 과다해 상대적으로 중소형 증권사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미국의 금융사들의 덩치가 국내 증권사에 비해 크기 때문에 미국식 제도에 적용받던 차이니즈월을 그대로 가져와 국내 증권사 에게 적용한다는 것은 누가봐도 무리"라고 꼬집었다.
차이니즈월은 미국 사례가 사실상의 표준인데 미국에서는 이해 상충이 발생할 수 있는 부서끼리는 회식도 같이 하지 않는다. 점심에도 혼자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도 많고 자기 업무 외에 타인에 일에 신경쓰지 않는다. 업무를 물어보는 것도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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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적 정서와 문화는 다르다. 점심, 저녁은 물론 술자리 회식문화에 익숙해져 있어 일적인 시간 외에 정보교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 숨을 돌리기 위해 담배 한개피를 피우면서도 대화가 오고간다. 결국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한국 실정에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이메일과 내부자간 메신저를 차단해 놓고 감사한다해도 결국 흡연실이나 점심, 저녁 시간을 통해 얼마든지 정보교류가 가능하다"며 "차이니즈월을 시행하는 것은 좋지만 국내 실정에 맞는 당국의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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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민 기자 kk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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