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지난주 두바이 국영기업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 선언이 금융시장을 냉각시킨 가운데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중앙은행과 ‘큰 형님’ 아부다비가 지원사격에 나섰다.
UAE 중앙은행은 29일(현지시간) 두바이월드 채권은행에 대해 비상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UAE의 수도이자 두바이의 ‘큰 형님’격인 주변 토후국 아부다비가 두바이 기업들에 대한 선택적 지원을 약속한 것과 더불어 시장의 충격을 다소나마 누그려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UAE 중앙은행은 일요일 발표한 이메일 성명에서 두바이월드로 인한 잠재적 손실 리스크에 직면한 지역 및 해외 은행들을 위해 비상 유동성 기구를 설치하고 이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UAE는 다만 정확한 지원자금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월요일 장이 열리기 앞서 두바이를 그냥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투자자들에게 보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두바이월드는 나흘간의 국경일로 휴장이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25일 저녁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바클레이스 캐피탈의 알리아 모우바이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UAE의 결정은 확실히 올바른 방향”이라며 "중앙은행이 불확실성에 떨고 있는 투자자들과 은행들을 안심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시장은 현재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아부다비 측도 두바이에 대한 지원의사를 내비쳤다. 아부다비의 한 고위관계자는 두바이에 대해 포괄적 지원이 아닌 사안별 지원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두바이 문제에 대해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접근할 것”이라며 “아부다비가 두바이의 모든 채무를 인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에 나서되 백지수표를 발행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어 “위기에 처한 기업들 가운데 일부는 상업기업이거나 준국영 기업이기 때문에 아부다비는 언제, 어떻게 지원할지를 선택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바이의 몰락이 아부다비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는 현실을 감안한 결정으로, 전문가들은 아부다비가 두바이를 지원하는 대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와 이를 바탕으로 한 건설개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두바이와 달리 국부펀드를 통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달러화 자산과 오일머니를 보유한 아부다비는 UAE 내부에서도 가장 부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지난 2월 두바이 채권 100억 달러어치를 매입한 바 있어 아부다비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더욱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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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두바이 쇼크를 잠재우기 위한 이같은 노력들이 최소한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EFG-헤르메스의 라쥬 마드하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는 “이는 두바이월드 모라토리엄에 대처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들일 뿐이고 이들이 당분간은 잠자코 있을 것이라는 암시”라고 분석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이것은 은행권을 위한 지원일 뿐, 두바이월드를 위한 백지수표는 아니다"라며 두바이월드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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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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