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16일 일본의 예상을 웃도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은 시큰둥했다. 실적 발표 전 수치가 새나가는 일이 발생했을 뿐 아니라 부양책 효과가 사라지는 내년에는 다시 성장세가 꺾일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 사전 유출 해프닝, 日정부 사죄= 3분기 GDP에 대한 정보는 공식 발표가 있기 약 한 시간 전 마사유키 나오시마 일본 경제산업상의 입을 통해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산업부에 따르면 마사유키 경제산업상은 이날 오전 8시 경 3분기(7~9월) 일본의 GDP가 4.8%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정유업체 임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공개했다. GDP 공식발표는 8시50분이었다.
마사유키는 이후 블룸버그 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발표가 8시50분이었는지 몰랐다”며 “모두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토야마 신임 정부가 들어선 뒤 정부 관계자들이 말실수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메이 시즈카 금융상은 지난 9월 말 중소기업에 3년간 대출금 상환을 유예시키겠다며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성급하게 공개해 그날 주식시장을 요동치게 했다. 후지이 히로히사 재무상 역시 외환시장 불개입 원칙을 번복하는 엇갈리는 발언으로 빈축을 산 적이 있다.
이번 마사유키의 말실수는 특히 어처구니없는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바클레이스 캐피탈의 모리타 교헤이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정말 믿어지지가 않는다”며 “정보가 새나간 것은 집권 여당으로서의 민주당의 경험 부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런 사건이 신정부의 신뢰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 임금감소가 보조금 정책효과 상쇄할 것= 정보 유출로 다소 김이 빠지긴 했지만 일본 정부는 3분기 실적은 예상을 뛰어넘는 것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연율 4.8%의 성장률은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전망치 2.9%를 뛰어넘을 뿐 아니라 전분기 2.7% 성장에 이어 2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것. 특히 일본기업들의 자본지출 및 개인소비가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노동시장 침체와 실질 임금 하락이 전자제품과 자동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 효과를 상쇄시키면서 성장세가 다시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말 보너스 등 임금 감소로 가계 지출이 줄어들 경우 최근 탄력을 받고 있는 기업지출 역시 다시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모리타 이코노미스트는 “민간 소비와 공공지출의 부진으로 내년 1, 2분기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GDP 발표에서 가장 긍정적이었던 부분은 기업들의 자본지출이 늘었다는 점인데 비록 자본지출이 바닥을 친 것은 사실이지만 내년 상반기 침체를 방지할 만큼 그 규모가 큰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 눈덩이 부채에 더 이상 내놓을 카드 없어= 부양책 효과가 내년 이후까진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이미 추가 경기부양을 위한 예산확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엄청난 부채부담으로 일본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일본의 부채는 내년 GDP대비 200%에 육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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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나오토 일본 국가전략상은 “GDP성장에도 불구하고 이미 일본이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며 “일본정부는 일본은행(BOJ)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디플레이션이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미즈호 리서치의 야마토모 야수오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은 약 1년 간 생산을 늘려왔고 연말 혹은 설을 전후로 재고가 쌓이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 점이 내년 4~6월 일본 경제 성장률을 둔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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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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