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중국과 미국이 환율 문제를 놓고 뜨거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공개적으로 위안화 절상 압력을 가한 데 이어 중국은 미국의 저금리 정책이 글로벌 경제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맞불을 놓은 것.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가닥을 잡을 것인지 주목된다.


15일 류밍캉(劉明康)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베이징 국제 파이낸스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자들을 만나 “달러 약세와 향후 12~18개월 내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미국 정부의 통화정책이 대규모 달러 캐리트레이드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의 저금리 정책과 달러 가치 급락은 주식과 자산 시장 투기를 부추겨 글로벌 자산 가격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경기회복, 특히 이머징 국가들의 경기회복에 감당하기 어려운 리스크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금리를 둘러싼 중국의 ‘미국 때리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틀 전 도널드 창 홍콩 행정수반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로 금리 정책이 제2의 금융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미국은 일본이 예전에 펼쳤던 정책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며 “일본의 저금리 정책은 결국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미국의 부실 모기지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건설은행의 짜오칭밍 애널리스트도 전날 “미국의 낮은 대출금리가 다른 통화, 특히 호주 달러와의 캐리트레이드를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 중앙은행이 지난 10월 주요국 가운데 가장 먼저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미 달러와의 캐리트레이드가 잦아졌다는 지적이다.


미 연준은 지난해 12월 이래 제로에 가까운 저금리 정책을 고수해 오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미국이 내년 중반, 혹은 그 이후까지 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은 지난 2003~04년 동안에도 저금리 정책을 지나치게 오래 끌어 자산 버블 현상을 불러일으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중국의 '미국 흠집내기'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연막을 친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15일부터 시작된 중국 방문 기간 동안 중국 측에 위안화 절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미국이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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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행정부는 그 동안 중국 정부에 수출 중심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며 내수중심의 경제구조로 개혁할 것을 요구해 왔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을 비롯한 미 고위인사들은 중국에 이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해 왔고 미국 뿐 아니라 일본, 유럽연합(EU) 등은 위안화 약세가 자국 수출업체들에 타격을 준다며 중국에 통화 절상 압력을 넣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담에서 국의 수출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내수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양국 정상이 이에 대한 절충점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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