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유럽 은행권, 해운업계發 줄도산 공포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유럽 해운업계에 드리운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면서 해운업체들에게 여신을 제공한 금융권도 덩달아 줄도산 공포에 떨고 있다. 유럽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해운업체들에 대한 채권은 3500억 달러에 달한다.

해운업체에 대한 채무 비중이 높은 영국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와 로이즈뱅킹그룹, 독일 HSH 노르트방크, 코메르츠방크 등의 손실이 특히 클 것으로 전망된다.
◆ 유럽 해운업계 끝없는 불황 = 경기침체로 글로벌 무역이 25% 감소하면서 해운업체들은 선박임대료 폭락 등으로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유럽업체들은 먼저 침체 탈출에 성공한 미국 해운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위기감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P의 스콧 부기 유럽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는 “디폴트의 절정은 보통 침체 후 1년 뒤 찾아온다”며 “미국 해운업체들의 경우 워크아웃이 신속하게 진행됐고 유럽업체들보다 먼저 바닥 탈출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세계6위 해운업체 독일 해팩로이드는 독일 정부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으면 최근 파산을 간신히 면했고, 세계 최대 콘테이너 선적 사업부를 보유한 덴마크 AP몰러머스크는 12일 컨테이너선 운항을 더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3분기 5억9200만 달러의 세후 손실을 기록한 뒤 내린 결정이다. 이미 13척의 컨테이너선 운항을 중단한 몰러머스크는 8척의 서비스를 추가로 중단할 계획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제조 품목에 대한 수요 감소와 선박의 공급과잉으로 해운업계가 고전하고 있다”며 “앞으로 추가 서비스 중단 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불황 도미노 은행권으로 = 해운업계의 위기는 이미 미약한 경기회복세와 상업용부동산 채권 손실로 피해가 막심한 유럽은행권에 결정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3분기 플러스 성장 전환에 실패한 영국의 경우 최근 부실 상업용부동산 채권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RBS와 로이즈에 430억 파운드(710억 달러)를 추가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부동산 섹터와 관련된 기업에 제공한 대출이 국내총생산(GDP)의 5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는 스페인에서도 숨은 대출 부실이 더 많이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는 추세다.

주요 해운업계 여신제공업체 가운데 하나인 HSH노르트방크는 올 봄 해운업계 부실 채권에 대비해 8억 달러를 따로 충당해 두었다. 노르트방크가 제공한 해운업계 대출 규모는 500억 달러에 달한다. 노르트방크의 주주인 독일 함부르크와 슐리스비히 홀스타인 지방정부는 이미 130억 유로(194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이밖에 코레르츠방크가 370억 달러, RBS와 로이즈도 각각 250억 달러, 239억 달러에 달하는 대출을 해운업계에 제공했다.

해운업계의 부실이 커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유럽 은행들은 관련 채권에 대한 상각을 꺼리는 모습이다. 결국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해운업체들이 이자를 내고 있는 만큼 상각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 그러나 해운업체들의 실적이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어 해운 업체들의 채무가 폭탄으로 돌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지적이다.

NYT는 해운업계 채무의 규모가 수조 달러에 달하는 모기지 증권에는 못 미치지만 선적 가치 하락과 주가 급락 등의 여파를 고려하면 유럽 경제에 만만찮은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내년 의대 증원, 최대 '1500명선'…법원 제동에 "성실히 근거 제출할 것"(종합) "너무 하얘 장어인줄 알았어요"…제주 고깃집발 '나도 당했다' 확산 전국 32개 의대 모집인원 확정…1550명 안팎 증원

    #국내이슈

  • 피벗 지연예고에도 "금리 인상 없을 것"…예상보다 '비둘기' 파월(종합) "韓은 부국, 방위비 대가 치러야"…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시사한 트럼프 밖은 손흥민 안은 아스널…앙숙 유니폼 겹쳐입은 축구팬 뭇매

    #해외이슈

  • 캐릭터룸·테마파크까지…'키즈 바캉스' 최적지는 이곳 [포토] 붐비는 마이크로소프트 AI 투어 이재용 회장, 獨 자이스와 '기술 동맹' 논의

    #포토PICK

  • 현대차, 美 하이브리드 月 판매 1만대 돌파 고유가시대엔 하이브리드…르노 '아르카나' 인기 기아 EV9, 세계 3대 디자인상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네오탐'이 장 건강 해친다?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