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용석 기자] 통계청이 1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2.2% 오르며 두 달 연속 '2%대'의 안정된 모습을 나타냈다.
"당초 추석 성수품 수요 및 기저효과 등에 따라 상승률이 다소 올라갈 것으로 봤으나, 추석물가 안정, 환율하락 효과 등으로 그 속도가 완만한 것으로 나왔다"는 게 기획재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울러 통계청은 올 9월까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1~9월) 대비 2.8%로 나타난 점을 들어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올해 물가가 연간 2% 후반대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소비자들은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정부 당국의 발표에 의문을 던진다. 실제 시장에서 식료품 등을 구입할 때의 체감 물가와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는 이유에서다.
◇소비자물가 지수 어떻게 만드나='소비자물가 지수'란 인플레이션 및 소비자의 구매력 변화 측정을 위해 도시 소비자들이 주로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구입하는데 얼마의 돈이 들어가는지 등의 가격변동 사항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특히 품목 간 평균 가격변동 등을 계산할 땐 가계지출 면에서 각 품목의 상대적 중요도를 감안해 가중치로 반영한다.
현재 쓰이는 소비자물가지수의 가격 및 가중치의 기준시점은 지난 2005년으로, 당시 도시가계 월평균 소비지출액 185만원 중에서 1만분의1(월 185원) 이상 지출되는 상품 329개, 서비스품목 160개 등 총 489개 품목을 바탕으로 계산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 산정에 포함되는 상품과 서비스 품목을 5년마다 한 번씩 바뀐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비자물가 지수는 임금 상승 등에 따른 실질적인 화폐 구매력을 측정할 때와 같이 금액으로 표시돼 있는 통계자료를 현재가 아닌 과거 시점을 기준으로 분석할 때나 상품의 수급동향을 살펴볼 때, 또 경기판단의 지표 등으로 이용된다.
따라서 소비자물가 지수는 지수 자체보다는 증감률의 이용가치가 높다.
◇소비자물가 지수와 체감물가가 다른 이유는=통계청이 발표하는 물가지수와 소비자들의 체감물가와 차이가 생기는 건 기본적으로 물가지수 산정 방식에 물리적 한계가 있는데다, 직장인, 주부, 학생 등 각 경제주체들의 활동 분야 및 생활양식이 다르고, 그들이 기준으로 생각하는 품목과 가격도 다르다는 복합적인 이유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가격이 변하면 그때그때 구입 상품과 구입량을 달리하지만, 소비자물가지수는 이런 소비자의 합리화 노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계속 동일한 양만큼 구입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산정된다. 게다가 공산품과 서비스 가격은 잘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 달 중 하루만 가격을 조사하고, 농축수산물은 한 달에 세 번 조사한다. 즉, 조사기간이 아닐 때의 가격변동은 지수 산정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모든 품목의 가격과 수급 동향을 매일 측정한다면 이에 따른 측정상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겠지만, 그 비용을 감당하기가 어렵다.
또 소비자물가지수를 작성할 때의 적용되는 품목별 가중치와 각 품목의 구입 빈도가 다른 점도 소비자물가지수에 대한 소비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를 테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에서 휘발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3.1%이고 시내버스 요금은 1.1%로, 휘발유의 영향력이 시내버스 요금의 세 배 정도 된다. 즉, 시내버스 요금이 10% 오르고, 휘발유 가격이 10% 내리면 가중치의 차이 때문에 소비자물가지수는 떨어지게 되는 것. 그러나 많은 소비자들은 가격 등락에만 관심을 갖고 이 같은 가중치는 생각지 않아 물가지수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10%'에 '-10%'를 하면 '0%'가 되기 때문이다.
반면,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0.19%, 0.21%로 비슷한 배추와 텔레비전(TV)의 경우 배추 값이 10% 오르고 TV 값이 10% 내리면 지수상엔 거의 변화가 없지만, 소비자들의 입장에선 몇 년에 한 번 정도 사는 TV와 필요시 매일 살 수도 있는 배추의 가격 변동은 체감상 차이가 다를 수밖에 없다.
통계청 관계자는 "외국에서도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지수와 체감물가의 차이를 완전히 해소할 수 없다고 보고 그 괴리를 인정하고 있다"면서 "이런 문제를 해소키 위해 다양한 보조지표를 작성하거나 조사 및 지수 작성 과정에서 물가 현실을 최대한 반영토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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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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