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인돼왔던 밀무역, 수면위로 떠올라

최근 러시아가 중국에서 수입된 밀수품 20억달러 어치를 압수한 데서 촉발된 양국간 감정대립이 무역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달 18일 러시아 동부 중국상인 최대시장인 체르키조프스키(Cherkizovsky) 시장을 급습, 불법 밀수품을 모두 몰수하고 29일 시장을 완전 폐쇄했다. 또 이곳에서 불법체류를 하거나 불법행위를 한 중국상인에 대해 강제출국 명령을 내렸다.

일순간에 전 재산을 잃은 중국 상인들은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다. 70억달러에 달하는 물품을 몰수당했다는 것. 차이나 데일리는 이번 사건을 두고 “후회할만한 사건”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내며 중국 상인들이 현재 경제적으로 ‘끔직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법대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지난주 상무부, 외교부 관계자들로 꾸려진 대표단을 러시아에 파견하는 등 사태 수습으로 분주한 모습이다.

양국은 국경 사이에 비공식 세관을 두고 '밀무역(Gray Trade)'을 사실상 허용해 왔다. 중국어로 ‘후이서칭관(灰色淸關)’으로 불리는 이 세관은 지난 1992년 소련연방 해체 이후 수입절차를 간소화하고 물건을 싸게 들여오기 위해 정부의 묵인 아래 운용돼 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밀수를 단속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러시아 섬유산업 보호를 위한 조치일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러시아 무역부 차관보 세르게이 나우모프가 시장폐쇄 전 “밀수품 전문점 때문에 러시아 섬유시장이 문을 닫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러한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중국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해 중국의 대 러시아 수출 규모는 346억6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중국 사회과학 연구소 소속 중·러 무역 전문가 루 난취안(Lu Nanquan)은 “매년 공식적인 무역거래 외에 8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 밀수품이 러시아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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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는 “통상적인 무역 거래시 세금이 15%~20%인데 반해 밀무역 거래세금은 5%~6%에 불과하다”며 “중국 상인들이 밀무역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12월에도 불법 밀수품 몰수 사상 최대 금액인 20억달러에 이르는 밀수품을 몰수한 바 있다. 중·러 경제무역 센터의 세르게이 사나코예프는 “이러한 밀수품 거래 시장 폐쇄를 계기로 건전한 무역거래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재필 기자 ryanfee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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