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이후를 대비해 출구전략(시중에 푼 자금을 회수하는 전략)을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부동산 규제와 기업투자 촉진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정부의 움직임이 사실상 출구전략의 사전단계로 해석하고 있다. 유동성 회수를 위해 금리인상 등 직접적인 '메스'를 가할 경우, 자칫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있다는 점에서 시중 유동성을 실물로 유도하는 사전작업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 당국자들이 '출구전략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고 언급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중의 돈을 거둬들이는 작업은 당장 시작하기 어렵지만, 이 돈이 엉뚱하게 투기적요소로 흘러가지 않도록 물꼬를 관리하겠다는 의미이다.

금융위원회 고위관계자는 19일 "중장기 과제로 금융회사의 건전성 관리를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DTI는 대출자의 소득수준에 대비해 부채 상환능력을 따지는 것으로 투기지역 또는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때 원리금 상환액의 40%를 넘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DTI 규제를 비투기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이유는 현재 서울 강남 3구(강남ㆍ서초ㆍ송파)를 제외하고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가 남지 않아 DTI 규제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도 배경이지만, 최근 과도하게 풀린 시중 유동성이 주택시장으로 몰려들면서 새로운 거품을 형성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의 넘치는 자금이 부동산으로 집중 유입될 경우 물가 불안이 심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도 18일 기자들과 만나 "주택담보대출이 올 2월부터 늘기 시작해 최근 월평균 3조원 정도씩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 2006년 주택담보대출이 많이 늘었을 때가 월평균 2조2000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수준이기 때문에 면밀하게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고위당국자들이 부동산시장 과열 우려에 대해 언급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부동산 경기는 우리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해왔다'며 "국지적으로라도 문제 조짐이 보이면, DTI나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강화할 수 있고, 새로운 대출억제 수단도 강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부동산 규제 강화는 출구전략에 앞선 물가 관리 차원일 수 있다"며 "하반기와 연말 경기흐름을 살펴가면서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중자금을 기업투자로 유도하기 위한 정책들도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내달 2일 기업들의 창업절차와 요건을 완화하고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하는 내용의 '제3차 기업환경개선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도 하반기에 기존 PEF(사모투자펀드)의 자산운용제한을 완화한 기업재무안정 PEF,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등을 도입키로 했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김재은 기자 aladi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