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케이크야 도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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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너무 좋았던 토요일 저녁 이태원.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 중 제법 많은 사람들의 손에 케이크 상자가 들려있다. 길가의 바와 레스토랑에서도 몇몇 테이블 가운데는 케이크가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 앉았다. 그날의 주인공보다 더 주인공같은 모습으로 말이다. 아마 그들의 케이크에는 각각의 의미들이 담겨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축하를, 또 누군가는 사랑을, 다른 누군가는 화해를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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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크림케이크, 초콜릿케이크, 치즈케이크, 버터케이크, 무스케이크, 롤케이크, 쉬폰케이크...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케이크는 우리들이 먹는 음식 중 거의 유일하게 감정을 전달하는 도구로 쓰이곤 한다. 그래서 생일에 기념일에 그리고 각종 행사에 우리는 케이크를 챙기는 것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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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언제부터 케이크를 먹게 됐을까? 케이크는 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원전 2000년 이집트를 케이크의 기원으로 본다. 당시 벽화를 통해 밀가루로 반죽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전해진다. 케이크가 본격적으로 발달한 것은 그리스와 로마시대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천연꿀과 버터, 치즈를 이용한 케이크로 발달했다. 그리스에는 케이크의 종류가 100여종에 달했으며 케이크를 굽는 전용 화덕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로마시대에는 제과와 제빵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며 이 시기에 이르러서야 케이크와 빵이 분리되었다. 이후 기독교가 유럽을 지배했던 3~13세기 케이크는 종교 과자로서 발달했고 십자군 원정 등을 통해 향신료와 설탕이 들어오면서 케이크는 더욱 다양하고 풍부하게 진화했다. 18세기 영국의 산업혁명을 통해 공장에서 케이크가 대량 생산됐으며 19세기 유럽 전체에 사탕무를 이용한 첨채당이 보급되면서 케이크는 대중화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케이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하며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데블스푸드케이크를 베이스로 한 초콜릿치즈케이크

데블스푸드케이크를 베이스로 한 초콜릿치즈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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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는 나라의 특성에 따라 각 나라별로 대표적인 케이크가 있다. 영국에는 파운드케이크, 독일의 쿠헨, 오스트리아의 자하토르테, 이탈리아의 티라미수 등이다. 티라미수는 부드러운 크림과 같은 마스카르포네 치즈와 에스프레소 커피가 어우려진 이탈리아의 특징을 그대로 담은 케이크다. 빈의 대표적 케이크 자하토르테는 케이크 사이사이에 초콜릿 크림을 샌드하고 전체를 다시 초콜릿으로 덮은 케이크로 이를 두고 전쟁이 벌어졌을 정도로 유명하다. 19세기 초 빈에서 대형 행사가 열렸고 주최자인 오스트리아 수상은 까다로운 미식가였다. 그는 행사의 요리를 담당했던 에드워드 자하라는 요리사에게 누구도 먹어본 적 없는 요리를 만들라고 주문했다. 이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자하토르테. 행사에서 자하토르테는 큰 인기를 끌었고 에드워트 자하는 이후 호텔을 개업해 자하토르테를 판매했다. 자하토르테의 인기로 그의 호텔은 빈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당시 빈의 유명한 제과점인 '데메르'에서 자하토르테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자하의 아들과 데메르의 딸이 결혼하면서 자하토르테의 레시피가 데메르로 전해지게 된 것. 결국 양가는 자하토르테의 상표권을 두고 9년 동안 전쟁을 벌였다고 한다.
하얀 속살의 엔질푸드케이크

하얀 속살의 엔질푸드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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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유래나 독특한 의미를 가진 이름의 케이크도 있다. 파운드케이크는 버터, 설탕, 달걀, 밀가루를 각각 1파운드씩 넣어 만든다고 해서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티라미수는 이탈리아어로 '나를 끌어올린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름처럼 달콤한 치즈와 커피의 조화는 기분을 '업(UP)' 시키기에 충분하다. 엔젤푸드케이크는 속살이 하얗기 때문에 천사가 먹는 케이크라고 해서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눈부신 하얀 속살의 비결은 달걀을 흰자만 넣는 것. 이와 반대로 초콜릿이나 코코아가루를 넣어 속살이 검은 데블스푸드케이크는 악마가 먹는 케이크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쉬폰케이크는 쉬폰처럼 부드럽다는 의미로, 일반 케이크와는 달리 버터 대신 식용유를 사용하고 물을 넣어 수분을 더 많이 함유해 보통 케이크보다 훨씬 부드러운 촉감을 가지고 있다.
부드러운 촉감의 쉬폰케이크

부드러운 촉감의 쉬폰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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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나온 '케이크야 도와줘'라는 모 제과업체의 광고는 케이크를 평범한 일반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고민 해결사로 내세웠다. 슬픈 일과 안좋은 소식들이 가득한 요즘 평화 전도사로 나서달라고 케이크에게 도움이라도 청해야 할 것 같다.


송화정 기자 yeekin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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