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랠리가 글로벌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주가 상승의 성격과 지속성 여부에 대한 전문가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UBS투자은행의 선임 경제고문인 조지 매그너스는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랠리가 지속되기 힘든 세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우선, 신용시스템의 기능이 구조적으로 망가졌고 아직 복구되지 않았다. 금융권의 신용 리스크가 다소 희석됐지만 신용 창출이나 흐름이 정상화되지는 않았다. 최근 나오는 조사 자료에 따르면 은행은 여신 활동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대출 수요자들의 신용 상태가 우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핵심적인 문제는 모기지 부문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부채의 구조조정이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도 못했다는 사실이다. 자산가치의 붕괴로 인해 가계는 물론이고 경제 전반의 부채 비율이 급증했다. 3월말 현재 GDP 대비 공공부채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는 부채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향후 2~3년동안 가파르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 은행은 대차대조표 상 두 가지 커다란 난관을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계 저축 증가와 실업률의 고공행진은 미국인에게 낯선 풍경이다. 이는 가계 포트폴리오의 급격한 변화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금융권 자산 역시 부채축소(deleverage)로 인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자산을 매각하고 자본 확충을 위해 신주를 발행하는 움직임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은행권은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구제금융을 상환하기 위해 일제히 증자에 나섰지만 최근까지 발표된 증자 규모는 이들이 확충해야 하는 자본의 13%에 불과하다.
즉, 부채축소는 단기간에 완료될 작업이 아니며 이른바 '디레버리징 위기'의 실체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만한 요인은 또 있다. 랠리는 펀더멘털이 아닌 글로벌 경기에 대한 심리 호전에 힘입어 나타났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투자심리의 움직임에 늘 주의해야 한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이머징마켓의 경기 회복이 실질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출 주도의 신흥국 경제는 선진국의 소비에 의존하는 바가 크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의 소비는 위축되는 추세다. 각국 정부가 대규모 재정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과 공격적인 양적 완화에 나섰지만 이 때문에 실물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
마지막으로, 2009년과 2010년 경기가 바닥을 다진다 하더라도 글로벌 경제의 중장기적인 불확실성을 시장이 어떻게 평가, 가격에 반영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풀기 힘든 과제다.
보호주의가 진정되고 양적 완화와 신용위기에서 빠져나갈 탈출구를 찾을 수는 있겠지만 그 가능성은 상당히 먼 훗날에 가서야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검은 월요일에 줍줍 하세요"…59만전자·400만닉...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