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가 금융 산업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에 나설 전망이라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8일 보도했다.
스위스 정부는 전일 자국내 양대 은행인 UBS와 크레디트스위스의 자금 조달 방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금융산업 분야에서 안정성을 자랑해 온 스위스로서는 대단히 이례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스위스는 자국 최대은행인 UBS에 60억스위스프랑을 투입하고 그 대가로 9.3%의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다. 그렇게 될 경우 UBS는 540억달러에 이르는 서브프라임 및 알트A급 부실자산을 스위스중앙은행이 설립한 펀드로 넘길 수 있게 된다.
또 스위스 2위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의 경우는 스위스중앙은행의 명령에 따라 약 100억스위스프랑을 시장에서 조달할 방침이다. 이번 증자에는 영국 바클레이스의 주요주주이기도 한 카타르투자청(QIA)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조달이 완료되면 크레디트스위스는 자기자본 비율 12%를 만족시키도록 강화된 새로운 은행 자본규정을 만족시키게 된다.
최근 미국과 영국 등이 자국의 은행들에 대규모 자본을 증강시킴에 따라 스위스도 금융권에 대한 지원조치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같은 조치가 없다면 스위스 은행들은 시장의 불안감에 영향을 받고 투기세력에 노출될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인구 750만명인 스위스의 예금총액은 3조4600만스위스프랑으로 국민 총생산의 거의 7배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규모는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아이슬랜드의 9배 수준에는 못미치지만 예금총액이 GDP의 2배수준에 불과한 영국보다는 훨씬 높은 것이다.
필립 힐데브란트 스위스중앙은행 부총재는 "시장의 신뢰도에 문제가 발생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특히 두 개의 대형 은행들이 이같은 영향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부문의 부실, 특히 UBS의 부실로 인한 타격은, 금융산업이 전체 경제의 15%에 이르고 있는 스위스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정부는 수년 동안 보유해 온 UBS의 지분을 매각하지 않았으나 곧 민간 투자자들에게 이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인해 UBS의 기업의 지배 구조와 투자 방식 등에 대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UBS는 이번 자본조달을 통해 올해 말까지 기본자기자본(티어원)비율을 10.4%에서 11.5%로 높일 계획이다. 또 크레디트 스위스의 경우 올해 9월말 티어원 비율은 기존 10.8%에서 13.7%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케플러 증권의 더크 베커 애널리스트는 "모든 유럽 정부들이 은행 지원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이는 스위스 은행들에게는 불이익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스위스는 자국 은행들의 자본을 증강시킴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자본조달이 잘 이뤄진 은행으로 변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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