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재무당국과 미국이 오는 28일 베른에서 새로운 조세 조약 합의를 위한 첫 회담을 갖는다고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회담 결과에 따라 미국이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에 대한 법적 조치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어 주목된다.
이는 지난 주말 스위스 한스 루돌프 메르쯔 재무장관과 미국 팀 가이트너 재무 장관의 회담 직후 이뤄지는 것이다. 올해 스위스의 순회 행정수반직도 겸임하고 있는 메르쯔 장관은 가이트너 장관에게 이같은 내용의 새 조약을 올해 연말까지 마무리짓자고 제안했다.
최근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국제 탈세 방지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특히 스위스와 같이 엄격한 은행비밀법을 채택하고 국가를 집중 겨냥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미국은 국세청(IRS)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자들의 비밀계좌를 관리하고 있는 UBS가 미국의 부자들에게 세금을 회피하도록 도움을 줬는지 여부를 규명하려 하고 있다.
UBS는 지난 2월 IRS에 7억8000만달러의 벌금을 납부하고 255명의 계좌 정보를 제공, 조세포탈에 대한 기소를 면제받은 바 있다. 이렇게 제공된 정보를 통해 IRS는 UBS의 계좌를 공개하지 않은 두 명의 미국인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한 상황이다.
하지만 국세청은 별도의 민사 사건을 통해 UBS의 미국인 계좌 5만2000개에 대한 정보 제공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UBS와 스위스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스위스 재정 경제부는 "메르쯔 장관이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이중과세 협약이 국회를 통과한 즉시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히고, 가이트너 장관도 "그 문제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이에 대해 즉각적인 회답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위스는 이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탈세를 방지하기 위한 은행정보의 공개 기준을 수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스위스 정부는 금융거래상의 투명성을 확대하겠지만 각국 정부의 무분별한 조사 요구에는 일일이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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