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최저임금 일자리 나누기 걸림돌
비정규직법 개정안도 몇달째 국회 표류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덩달아 고용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실업자 100만명 시대가 문턱까지 도래했다. 이 와중에도 기업들은 임원들의 임금 삭감 등의 십시일반을 통해 일자리 나누기에 적극 동참할 참이지만, 고용 관련된 잘못된 법과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현실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비정규직 법으로 이는 지난 정권 근시안적인 법안 개정에 따른 것으로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를 위해선 전폭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외에도 실효성이 떨어지는 최저임금제, 복수노조 허용 및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 고용관련 문제점을 살펴보고,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제도의 개선방안은 무엇인지 진단한다.



경기도 시화공단에서 온도제어 전자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중소기업 A사는 얼마 전 노동부의 근로감독에서 기본급이 최저 임금에 미달한다며 벌금을 물어야 했다.

이 회사의 김모 대표는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도 직원들에게 매달 어김없이 기본급, 가족수당, 교통수당, 상여금 등을 포함해 최저임금을 상회하는 급여를 직원들에 지급하고 있다고 항변했지만 소용없는 일이였다.

김 대표는 “최저임금을 맞추기 위해 기본급을 올려야겠지만 기본급이 올라가면 결국 시간외수당 등 기본급과 연동되는 수당이 함께 올라가고 4대 보험료 등 간접인건비도 많아져 회사가 부담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정부에서 기업들의 고용을 많이 장려하지만 정작 현 시기와 걸맞지 않는 최저임금 산입항목 등의 고용과 관련한 제도개선에는 게을리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부르짖으며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를 띄고 있지만 정작 경직된 고용관련 법과 제도 때문에 기업들의 고용을 오히려 가로막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는 한시도 늦출 수 없는 우리의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하지만 비정규직보호법의 2년 연장, 복수노조 허용 및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최저임금제의 실효성 논란 , 근로기준법 개선 등 소위 고용악법에 대한 개정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실제로 오는 7월, 법 시행 2년을 맞아 비정규직에 대한 대량 해고가 점쳐지고 있지만 비정규직 고용 제한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법률개정안은 국회에서 몇 개월째 표류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이 노사정책팀장은 “이미 상당수의 기업들이 정규직 전환보다는 기존 비정규직에 대한 채용연장을 하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며 “7월 비정규직 실업대란이라는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서라도 6월 국회통과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10년 가까이 산업 평균 임금상승률의 2배가 넘는 두 자릿수 인상을 계속해온 최저임금제도 기업의 일자리 창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일호 대한상공회의소 노사인력 전문위원은 “현행 최저임금 제도상 최저임금내에 포함되는 범위가 기본급과 통상적 수당으로 국한하고 있어 기업들이 실제 지급하는 임금의 62.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최저임금 위반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최저임금의 항목의 현실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 금지도 지난 13년간 첨예한 갈등 양상만 보인 채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7년 노사정 위원회가 논의를 시작한 이후에 구체적인 결말을 내지 못한 상태다. 특히 내년 정부가 예외 없이 노조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 금지를 선포했지만 여전히 노동계가 강력반발하고 있어 시행여부가 불투명하다.

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