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의 경제 위기상황은 지난 1930년대의 대공황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진 1993년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전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 부총재를 지낸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경제학 및 공공정책학과 교수는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지금은 달리는 열차를 멈출 때가 아니다'라는 제호의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같은 근거로 그는 "현재 미국 경제가 과거 1930년대에는 없었던 수많은 사회 안전망, 즉 실업 보험과 사회보장 제도 및 연방 예금보험 등이 갖춰져 있다"며 "이들 안전망이 경기침체를 막아내기 어려울지 몰라도 대공황을 막아낼 수는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공황 당시의 자유방임주의 정책과 대비되게 현재 미국 경제의 지도자들은 경제가 스스로 회복하도록 기다리고 있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더 많은 특별한 조치들을 취해왔고 현재도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 준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비관론자들의 지적과는 달리 미국의 경제위기는 1930년 대공황의 재현이 아니다"라며 "그보다는 내년이나 내후년이 새로운 긴축재정의 시작을 알렸던 지난 1936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래는 기고문 전문.

일부 비관론자들의 지적과는 달리 미국의 경제위기는 1930년 대공황의 재현이 아니다. 그보다는 내년이나 내후년이 새로운 긴축재정의 시작을 알렸던 지난 1936년이 될 수 있다.

◆ 현 경제 상황은 1930년대 대공황과 달라

현실적으로 미국의 현 상황은 대공황 당시와 같이 국내총생산(GDP)가 27% 감소하고 실업률도 25%대로 치솟는 국면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현 상황은 충분히 나쁘고 지난 1930년대 이후 최악의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의 지도자들이 어리석게 행동하지 않는다면 1930년~1933년까지 진행됐던 비극은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미국 경제는 1930년대에는 없었던 수많은 안전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예를 들면 실업 보험과 사회보장 제도 및 연방 예금보험과 같은 것들이다. 이들 프로그램은 경기침체를 방어할 안전한 그물망을 형성하고 있다. 설령 이들 안전망이 경기침체를 막아내기 힘들다 해도 새로운 대공황을 막아낼 수는 있다.

둘째, 더 중요한 이유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대공황 시대의 허버트 후버 전 대통령이나 앤드류 멜론 전 재무장관, 유진 메이어 전 FRB 의장과 같지 않다. 1930년과 1931년의 자유방임주의 정책과 대비되게 현재 미국 경제의 지도자들은 경제가 스스로 회복하도록 기다리고 있지 않다. 그보다는 이미 더 많은 특별한 조치들을 취해왔고 현재도 더 많은 일을 위해 준비돼 있다.

이는 물론 좋은 소식이다. 하지만 또 다른 대공황이 불가능하다고 해도 내년과 내후년에 위기는 1936년 당시 상황으로 전환될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1933년말에서 1936년까지, 국민총생산(GDP)은 높은 속도로 솟아 올랐다(매우 낮게 시작했기 때문이다). 거의 연간 평균은 11%씩 상승했다. 하지만 그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과 FRB는 상황을 반전시키기로 결정한다.

◆ 인플레이션 정책선회 뒤 경기침체 찾아와

1936년의 여름, FRB는 금융 시스템에서 초과 유동성이 크게 늘어났다는 결론아래 이러한 유동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이를 소진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긴축재정 정책은 1937년까지 이어졌다.

비슷한 시기에, 루즈벨트 대통령은 엄청난 연방 예산적자에 직면, 재정 회복을 위해 세금 인상과 재정 지출 감축에 나섰다. 이같은 긴축 재정으로 인해 정부 재정은 1936년 GDP대비 3.8% 적자에서 1937년에는 0.2% 흑자로 돌아섰다. 이는 한 해만에 GDP의 4% 포인트의 회복이다. 이같은 규모는 오늘날의 약 6000억달러에 해당하는 대규모 재정흑자다.

그러므로 지난 1936년과 1937년 통화 및 재정 정책은 갑작스러운 것이었고, 그 결과도 대단히 비참할 것으로 예측됐다. 1933년부터 1936년까지 빠른 속도로 회복했던 미국 경제는 다시 계단을 굴러떨어지면서 경기침체 상태에서의 하강 국면을 맞았다. 지난 1937년부터 1938년까지 미국의 실질 GDP는 3.4%가 감소했다. 1937년 중순부터 1938년 중순까지의 경기침체 기간동안 GDP 하락은 훨씬 컸다.

이같은 예에서의 교훈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재정 및 통화 정책을 조기에 변화하는 것은 액셀레이터를 밟다 브레이크를 밟는 것처럼 경제의 건전성에 위험을 일으킬 수 있다.

우리는 지난 1930년대 이후 많은 것을 배웠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1936년의 그림자가 현재 극심한 경기침체의 바닥을 지나지 않은 상황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주의를 기울인다면 FRB의 비판론자들은 초과 유동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같은 유동성은 가장 최근의 수치로는 7750억달러에 이른다.


◆ 오바마 정부, 인플레 위기 반복하지 않을 것

현재 이같은 비판론자들이 제기했던 경고는 1936년 당시 FRB를 긴축재정 정책으로 이끌었던 당시와 동일한 것이다. 즉 잉여 유동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다. 더 늦기 전에 이같은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은 명확하다.

재정 측면에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비판론자들은 엄청난 규모의 연방예산 적자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위선적으로 공화당 의원들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아래에서 엄청난 적자 상태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다가 갑자기 비난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동기가 어떠하든 간에 오늘의 재정적자에 대한 강경론자들의 우려는 지난 1936년과 1937년 루즈벨트 시대를 연상케 한다.

다행히도 버냉키 FRB의장은 대공황 전문가로 지난 1936년과 1937년의 오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FRB 안팎의 비판론자들은 그의 정책에 대해 위험할 정도로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어떤 FRB 의장도 자신이 인플레이션 옹호자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오바마 대통령도 씀씀이가 컸던 1933년의 루스벨트 행정부의 정책에서 긴축재정으로 돌아섰던 1936년의 정책으로 전환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이미 예산과 관련, 강경론자의 무리들은 이미 발톱을 내보이고 있다. 물론 그들이 활약할 날이 향후 올 수 있지만, 아직은 아니다. 지난 1936년에서 1937까지의 정책이 재현되는 역사의 비극을 막으려면 FRB와 행정부는 원칙에서 벗어나서는 안될 것이다.

마크 트웨인은 역사는 그 자체로 반복되지 않지만 비슷한 운율로 흘러간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는 지금 꼭 같은 운율로 진행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