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투자회복에 시간 걸릴듯.. 외환시장 규제 변경 신중해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부분적으로 완화되고 있지만 외국자본의 대규모 유입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KDI는 17일 '2009 상반기 경제 전망'과 함께 발표한 '외국자본 유출입 패턴 변화에 대한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송민규 KDI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최근 국제금융시장 상황을 볼 때, 작년 4분기 대거 유출됐던 외국자본의 재유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각국 중앙은행들의 유동성공급과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 초중반과 같은 대규모의 국내 주식투자로 이어지긴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송 연구위원에 따르면, 외국자본의 국내 투자는 지난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전의 대출금 등 기타투자 중심에서 2000년대 들어 주식 및 채권시장에 대한 포트폴리오 투자를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특히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투자는 2004년까진 주식투자를 중심으로 순유입 기조를 나타내다가 이후엔 채권투자 중심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였다.
송 연구위원은 "외국자본의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는 '성숙시장(mature market) 투자자의 신흥시장(emerging market) 투자'로서, 기본적으로 성숙시장의 자본비용과 투자유동성, 신흥시장의 안정성 등의 요인에 의해 결정됐다"면서 "2003~2004년 중 외국자본의 국내 주식시장 투자가 꾸준히 증가한 건 같은 기간 미국 등 선진국의 낮은 자본비용과 국내경제의 안정성 등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때문에 선진국의 금리가 오르고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이 확대된 2005년 이후엔 국내 주식시장으로부터 외국자본이 이탈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
아울러 송 연구위원은 "외국자본의 국내 채권투자는 자본비용 및 유동성뿐만 아니라 재정차익 기회 등이 중요 요인이 됐다"고 지적하며 “외국자본의 국내 채권투자에 대한 유인은 기본적으로 내외 금리 차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이나, 내외 금리차가 크지 않을 경우엔 주로 국내외 장단기스프레드 격차에 따른 재정거래에 의해 국내 채권시장에서의 외국자본 유출입이 결정됐다”고 전했다.
또 “2006년 이후 국내은행의 단기 외화차입금이 급증한 것도 외국자본의 장단기스프레드 거래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송 연구위원은 "최근 주요 선진국들이 다시 유동성을 공급하고 금리인하에 나서고 있지만, 이는 각국의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한 것으로 직접적인 신흥시장 투자요인으로 연결되긴 어렵다"면서 "신흥시장 투자의 본격적인 회복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밝혔다.
다만 그는 4월말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주식보유 비중이 지난 2000년 수준인 28.9%로 하락한 점을 들어 "외국자본의 국내 주식시장 이탈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으며, 채권시장의 경우도 "국내외 장단기 스프레드 차와 내외금리차가 현재처럼 유지된다면 외국자본의 급격한 이탈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외국자본의 유출입은 외환시장뿐만 아니라 국내 주식시장 및 채권시장의 변동성과 연계돼 있으므로, 외화차입 등 외환시장 규제의 변경은 이런 금융시장간 연계를 충분히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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