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오르기에는 추가 모멘텀 부재..상승 기대보다는 휴가기간으로 삼아야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어요"

몇년 전 인기를 끌었던 한 CF 속 노랫말이다. 예쁜 아이들이 해맑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얻었던 CF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아빠들에게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했다고 한다.
힘든 직장생활에 지쳐있는 아빠들에게 아이들의 응원이 힘이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잠시 쉬었다 가고 싶어도 연일 힘을 내라고 외치는 아이들을 보면 어깨가 더 무거워진다는 게 그 이유였다.

지쳐있는 이에게 때로는 '힘내라'는 말 보다 말없이 기댈 수 있게 해주는 어깨가 더 큰 힘이 될 수 있다.

힘겹게 올라온 코스피 역시 무작정 힘을 내서 올라서는 것 보다 잠시 쉬며 피로를 푸는 시간이 더 힘이 될 수 있겠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4일까지 연고점을 연일 새로 쓰면서 쉼없이 달려왔고, 쌓여있던 피로감을 해소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잠시 쉬고 싶던 코스피 지수가 '돼지독감'이라는 악재를 찾아내 조정의 빌미를 만든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시아 주요 증시가 급락하고, 뉴욕증시가 하락한 것에는 돼지독감이 큰 악재로 작용했다. 육류업체들 위주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전체 주가가 하락한 것이다.
하지만 국내증시의 경우 돼지독감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육류업체는 없을 뿐더러 오히려 돼지독감 백신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한 의약품 업종이 더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2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2거래일째 하락세를 지속한 것은 지난 3월말 이후 한달만이다.

돼지독감이 코스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던 아니던, 중요한 것은 그만큼 투자심리가 약화됐다는 것이다. 지난 5일 북한이 로켓을 발사했을 당시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악재도 호재로 받아들이던 점을 감안하면 투자심리가 크게 약해진 점은 명백한 사실이다.

투자심리가 약화된 가장 큰 이유는 추가 상승 모멘텀 부재에 대한 두려움이다. 연초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하게 반등했던 주가는 한차례 조정을 겪었고, 다시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기대감' 자체가 증시의 원동력이 되지만, 어닝시즌이 후반부에 돌입한 현 시점에서는 실적 이외에 추가적인 모멘텀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오히려 현 시점에서는 추가적인 모멘텀보다는 미국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크라이슬러의 회생 여부, FOMC를 통한 현 경기 진단 등의 변수가 우려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내적으로도 기관의 순매도 공세는 부담이다.
기관의 순매도 원인으로는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지난 8일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국내 주식형 펀드의 주식 비중이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인 95% 수준까지 증가했다는 점, 국내 기금을 중심으로 채권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 등이 지적될 수 있다. 당장 매수세로 돌아서기를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뜻이다.



기관의 매물을 받아내던 외국인의 매수세 역시 크게 둔화됐다. 전날에는 장중 내내 매도세를 유지하며 지수에 부담을 가하다가 마지막에만 반짝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더라도 매수강도는 둔화된 것이다.

차트상에서도 꽤 큰 몸통을 가진 음봉 캔들이 2거래일 연속 등장했다. 큰 몸통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 크게 움직이고 추세가 전환될 때도 그 폭이 크다고 일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연일 달려온 탓에 상당히 지쳐있는 코스피 지수에게 또다시 올라가라고 하는 것은 오히려 부담감을 더 주는 일인 듯 하다.
추가 상승 모멘텀은 차치하더라도 당장 눈앞의 변수들이 해결되기 이전까지는 잠시 코스피에게서 한 발자국 떨어져 쉴 시간을 주는게 오히려 힘이 될 것이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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