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설득이 제대로 될런지 모르겠다."
지난 8일 쌍용자동차가 자구 계획을 발표하는 과정을 지켜 본 채권단 관계자가 내뱉은 우려다. 실제로 최근 쌍용차 경영진의 행보를 보고 있노라면 이같은 푸념이 기우로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이날 쌍용차는 전체 인력의 36% 구조조정을 골자로 하는 회생안을 확정하고, 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을 실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예정된 행사를 두시간 정도 앞두고 갑자기 일정을 취소했다.
평택공장에서 버스를 대절해 상경하고 있는 노조와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이유였다. 만약의 불상사로 노조와의 대립이 미디어를 통해 부각되는 것이 경영진에 부담이 됐을 법하다.
그러나 쌍용차의 향방에 경제적인 이해관계를 갖는 채권단의 눈에는 경영진의 '노조 눈치보기' 행보로 적잖은 실망감에 사로잡힌 모습이다.
전날 박영태 공동관리인은 평택공장 노사설명회에서 한시간이 넘도록 '회사 존립'을 위한 상생의 필요성을 역설한 터라 사측의 노조 설득이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더구나 외부컨설팅 업체가 마련한 구조조정안이 발표되기 전에 노조 수뇌부에 유출되면서 대결 구도가 거세졌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올들어 국내 완성차 업체는 너나 할것 없이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각 완성차 지부도 이같은 분위기를 직시하고 경영합리화 결정에 동참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는 형편이다.
쌍용차는 편중된 라인업, 뒤쳐진 신차 개발, 유휴 인력 등 심각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 경영진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채권단 앞에 노조를 설득할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와 함께 의연한 모습을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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