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예찬
한근태 지음/미래의창 펴냄/1만원


중년은 멋진 시기이다. 계절의 변화에 민감해지고 자연현상에 감탄이 늘어난다. 봄이 되어 꽃이 피고 가을에 낙엽이 지고 겨울이 온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다. 취향도 바뀐다. 어차피 내려올 산 왜 올라가 하던 내가 등산에 심취하는 것도 그렇다. 입맛도 바뀐다. 입에도 대지 않았던 청국장을 찾고 그렇게 좋아하던 밀가루 음식이 싫어진다. 뭔가에 저항하기보다는 받아들이게 된다. 아내의 잔소리에 짜증을 내기보다는 순순히 말을 듣는 게 신상에 유리하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서문)

새책 '중년예찬'은 젊은이들이 가지지 못한 여유와 지혜를 가진 중년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청춘'이 한번 지나가면 다시 오지않는 아름다운 시기라면, 중년 또한 일생에 한 번뿐인 매력적인 시기라는 것.


지은이는 중년을 "베풀고 정리하고 나누어주는 시간"이라고 정의한다. 용서하는 시기이며 어깨에 짊어진 짐의 무게가 고맙게 느껴지는 시기라고 설명한다.

그는 늘 지금이 내 생애 최고의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50대인 지금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안정감이 있고 자녀들은 앞가림을 하고 부인과의 사이도 돈독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이가 들어 싫은 점도 있다고 말한다. 눈이 침침하고 머리가 빠지고 친구들이 늙어가는 모습을 보기도 싫다는 것. 아무 옷이나 입을 수 없는데 아주 신경 써서 옷을 입지 않으면 뭔가 모자란 사람같이 보인다고.


하지만 지은이는 '어떻게 늙을 것인가'를 화두로 삼아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인생을 즐기라고 조언한다. 그는 자신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 동안 참 고생 많았다. 정말 열심히 살고 처자식 건사하면서 잘 살았다. 지금부터는 너 자신을 위해 살아라. 쉬엄쉬엄 그동안 못 가본 봄꽃놀이, 단풍놀이도 다녀라. 유람선을 타고 세계여행도 해라"


그는 조찬모임 때문에 억지로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돼 꿀맛같은 아침잠을 실컷 잘수 있는 것,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 등을 중년의 즐거움으로 꼽는다. 설혹 사람들 마음에 들지 않는 얘기를 한다고 해도 '누가 감히 나이든 늙다리 노인을 협박하겠느냐'면서 하고 싶은 말을 눈치보지 않고 마음껏 하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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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사람과 일에 대한 직관력이 생긴다는 것도 '나이듦'의 좋은점으로 든다. 웬만해서는 흔들리지 않고 쓸데없는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지도 않는다. 정치인들이 아무리 그럴 듯한 소리를 해도 결국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사실을 안다. 이 사람이 최악이다 싶으면 다음 사람이 그 기록을 경신한다는 사실도 안다.


지은이는 멋지게 늙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지혜'라고 말한다. 지혜로운 사람에게 늙음은 바로 봄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 늙음은 바로 겨울이라고 말한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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