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레인지> 109.90~110.50

마치 밑빠진 독이 된 듯한 양상이다. 정책이 없으면 밀린다는 인식이 팽배해져 있으니 그런 것으로 보인다. 또 아직 익지도 않은 경기관련 지표를 두고 숏마인드를 갖을 정도로 시장이 위축돼 있다. 결산을 앞두고 손익확정을 위한 매도로 보이는 물량이 더 나올 여지도 있어 당장 시세가 기술적 반등 이상으로 의미있게 오르긴 어렵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일 것이다.

추가 약세 가능성은 열어놓는다. 그러나 슬슬 정책당국 심기가 불편해질만한 시기라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여기에 신용위험까지 가세해 확대해 놓은 장단기 스프레드 역시 차츰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자금의 단기부동화 해소의 정책적 취지는 채권 단기물과 중장기물과 연결고리를 만들어 보자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여하튼 최근 급격한 약세장에서 늘었던 미결제가 줄어드는게 분위기 반전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있다. 어차피 급격하게 약해진 상황에서 심리 반전의 트리거를 확인해야 한단 얘기다. 숏커버가 언제쯤 활발해질지 지켜봐야할 시점이다.

◆ 의문 1, 통안채 91일 왜 전액낙찰시켰나? = 91일물 통안채 입찰이 왜 전액낙찰됐는지 의문이다. 통안채 91일물 오전 마감호가는 1.82%. 전날대비 1bp만 금리가 올랐던 상황이다. 그러나 오후 있었던 입찰에선 이것보다 무려 13bp나 금리가 높은 1.95%에 낙찰.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보다 낙찰금리가 상당히 높았는데도 억지스럽게 전액 낙찰 시켰다.

최근 정책당국이 본격적으로 단기화된 자금을 몰아내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커브를 눕혀보려는 시도는 아닐지 의심해 볼 여지가 있다. 재정부 적자국채 소화방안 발표이후 국고채 3년물과 5년물이 각각 15bp, 20bp나 올랐으니 정책당국이 체면이 안설만도 하다.

이렇다면 한은도 가만히 뒷짐만 지고 있진 않겠단 의중으로도 해석할 수 있단 얘기다. 단기 통안채로 단기쪽 유동성을 흡수해서라도 시장개입, 즉, 커브 눕히기에 좀 더 적극성을 띌 가능성이 있다.

가뜩이나 단기금리 내려봤자 은행권 대출금리도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제는 단기물을 조금 희생해서라도 자금을 중장기쪽으로 몰아낼 만한 발상도 나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 의문 2, 변심한 美 정책당국 빅2 꼭 터트려야 했나? = 사실 미국채 매입이 어렵다고 본 이유중 하나는 달러 약세 전환 가능성 때문이었다. 달러 약세가 기축통화 논란으로 이어지고 이게 미국채 발행을 어렵게 한다면 오히려 FRB의 국채매입이 발등을 찍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국채 직매입 발표 이후 달러가 큰 폭으로 약해지면서 다시 기축통화 논란이 등장했다.

여기에 실제 미국채 직매입에도 불구하고 입찰도 그저 그런 양상. 아직 입찰해야할 채권도 많은데 달러약세와 맞물려 미국채 금리가 계속 올라오는 것은 적지않은 부담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동차로 미국 정책당국이 다시 한건 한 것으로 보인다. 달러가 급격하게 강세로 돌아설 빌미를 만들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미국의 정책 우선순위는 당장의 달러약세를 통한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보단 미국채 발행이 먼저인 것도 확인한 셈이다.

국내 채권시장 관점에서 보면 최근 일부 미국채 발행이 난항을 겪었던게 막연하게 걸림돌이 됐을 수 있는데 관련 부담은 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경제지표 좋아진 것을 보고 당장 위험자산으로 돈이 사정없이 달려가게 하기에는 미국도 입찰해야할 국채물량이 너무 많다. 안전자산 선호를 시원스럽게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 의문 3, 달러 유동성이 전날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쳤나? = 간만에 트리플 초약세다. 원화 자산가격이 오랜만에 조정세를 거쳤다. 환율이나 주식이야 그 동안 큰 폭으로 강했으니 되돌림도 있었다고 하지만 채권금리가 오른 것은 의심해 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실제 단기적이나마 외화유동성에 문제가 생겨서 채권금리가 올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주목해야 할 것은 스왑시장은 조용했다는 것이다. CRS금리는 대부분 보합. FX 스왑포인트 역시 6개월 아래 구간에서는 반등했다. 당장 국내 채권관련 외화유동성이 빠져나가면서 전날 트리플 약세에 채권이 낀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역시 막연한 불안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외국인의 순매도는 일부 원화 강세를 겨냥했던 네이키드 포지션의 정리차원으로 볼 수는 있겠다. 1500원대 후반에서 고점을 찍고 잘 내려오던 원/달러 환율이 달러 강세와 맞물려 급등세를 보이자 포지션을 일부 정리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겠다.

◆ 다시 안전자산선호 = 빅2 파산 가능성과 은행권 부실이 재부각되면서 뉴욕증시는 역시나 큰 폭으로 하락했다. 결과적으로 달러 역시 큰 폭 강세. G20 회의를 앞두고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은 의미가 있다. 특히 기축통화 논란이 점화되는 가운데 안전통화가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 아직 경기의 완연한 회복을 바라기에는 섣부른 측면이 있단걸 시사한다.

어디서 또 뭐가 터질지 모른다는 교훈을 줬다. 경기침체 우려로 국제유가 역시 급락. 다시 40달러선으로 주저앉았다. 한편 미국채는 다시 안정을 찾는 모습. FRB가 매입해주는 10년물 아래로는 금리가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김남현 기자 nh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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