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보너스 과세 법안’이 흐지부지 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CNN머니는 176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고도 보너스를 뿌린 AIG사태에서 야기된 보너스 과세 법안이 벽에 부딪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우려는 보너스 수령자에게 중과세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던 미국 의회가 법안 처리를 위한 의사일정을 돌연 연기해버리면서 불거져 나왔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빠른 법안 처리의 의지를 보였던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해리 리드 의원은 일정을 수정해 이번 주에는 병역법안과 예산안을 심의하기로 했다.
2주 뒤에는 의회가 휴회로 들어가기 때문에 4월 중으로 과세 법안을 처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이다.
이처럼 보너스 과세 법안이 좌초 위기를 맞이한 것은 백악관의 뜨뜻미지근한 태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AIG 보너스 사태에 불같이 화를 내며 환수방침 마련을 요구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화가 난다고해서 징벌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며 한 발짝 물러선 것.
백악관은 오히려 최근 부실은행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금융권과 협력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월가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오바마 대통령은 “금융기관을 돕는 것이 인기 없는 정책인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위기의 시기에 분노에만 좌우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의회로서는 백악관의 지원 없이 금융권의 거센 반발을 초래하는 법안을 밀어붙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보너스 과세가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견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지는 23일 과세법안이 ▲미국 헌법이 금지하는 ‘소급입법’이 될 수 있다는 점, ▲금융기관 간의 형평성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 ▲금융기관이 너나없이 구제금융을 갚아버리겠다고 나설 우려가 있다는 점, ▲월가와 백악관의 신뢰를 깬다는 점, ▲미국 금융기관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점을 이유로 반대입장을 밝혔다.
의회는 이 법안으로 반납 받는 보너스의 액수보다 기업들 간의 소송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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