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할 것만 같던 소형 자동차 붐이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꺼지면서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갈 길을 잃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가 안정으로 소형차 판매가 크게 줄었다며 한 때 소형차에 희망을 걸었던 자동차업계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 5달 동안 미국에서 소형차는 총 71만8000대 팔려나갔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28% 줄어든 수치다.

현재 미국 전역에 팔리지 않은 채 쌓여있는 소형자동차의 재고는 5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혼다자동차의 경우 125일치의 소형 차량 재고가 창고에서 쌓여있다. 도요타는 175일치, 크라이슬러는 205일치의 재고가 판매를 기다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업체들은 55일에서 60일치 자동차 재고가 쌓여있는 것을 가장 이상적으로 여긴다. 제너럴모터스(GM)는 소형차 ‘아비노’의 생산을 아예 중단했다.

유가 하락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지난해 여름 갤런 당 4달러에 달하던 유가가 현재 절반 이하로 하락하면서 저연비 차량의 장점이 퇴색된 것이다.

포드 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미국인들은 소형차들을 선호하지 않는다”며 “유가가 올라 어쩔 수 없이 소형차를 선택한 것이지만 원래는 큰 차를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같은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한 자동차 업체들이 소형, 친환경 차량 위주로 산업 구조를 개편했다는데 있다.

지난해 고유가와 경기침체가 겹치면서 미국인들 사이에 ‘소형차 붐’이 일었고 업체들은 이 경향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채 1년이 지나지 않아 소형차 신드롬은 사라지고 있다.

포드 등 미국 업체들은 소형차 생산을 늘리기 위해 공장까지 개조한 상태다. GM은 소형자동차 모델 쉐비 코발트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늘렸다. 수입 업체들도 소형차 수입 비율을 높게 잡아 향후 재고의 압력이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