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랠리 다음에는 초인플레이션이 기다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융구제방안이 실질적인 효력을 내기도 전에 역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당장은 금융 조달비용을 낮추고 주택경기를 살려 침체 위기의 경기를 제자리로 돌려 놓는 것이 급선무지만 천문학적인 유동성 공급으로 인해 결국 인플레이션이라는 복병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투자가들이 금과 원유뿐 아니라 구리과 설탕 등 원자재를 가리지 않고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금값이 온스당 1000 달러를 향해 연일 급등하는 것이나 수요 부진에도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 달러를 돌파한 것이 향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다고 시장 전문가는 지적했다.
1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국제 유가(WTI)는 주요 저항선인 배럴당 50달러를 돌파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는 배럴당 51.61달러로 마감해 전날보다 7.2% 급등했다. WTI가 5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약 4개월만이다. 금값도 연일 고공행진이다. 이날 금 선물은 전날보다 8% 가까이 급등, 온스당 958.80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RBC 캐피탈마켓의 귀금속 트레이더인 조지 게로는 "FRB의 대규모 국채 매입에 따라 앞으로 인플레이션 전망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리언데스크닷컴의 금속 애널리스트인 제임스 무어 역시 "FRB의 유동성 공급 확대 계획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다시 촉발시켰다"며 "금 값이 온스당 1000 달러를 재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달러화 약세와 함께 인플레이션 헤지에 따른 수요가 몰리면서 금 값의 추가 상승을 부채질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FRB의 공격적인 통화공급 확대는 잠재적인 인플레이션 요인을 양산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앞으로 막대한 자금이 상품 시장으로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에는 FRB가 디플레이션을 방지하기 위해 공급한 막대한 자금을 경기가 반등할 때 효과적으로 걷어낼 복안을 마련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다. 힘겹게 회복한 경제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다시 날개가 꺾이거나 경기 하강이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가 오르는 스테그 플레이션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로이터통신은 FRB가 통화 공급을 확대해 부동산 시장을 살리는 데 필요한 수준까지 모기지 금리를 떨어뜨릴 수는 있겠지만 그만큼 인플레이션 압력은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스티펠 니콜라우스의 국채 트레이더인 마티 미첼은 "경기가 여전히 하강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시급한 문제는 디플레이션을 막는 것이지만 앞으로 1~2년 후에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부메랑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금융 위기를 발단으로 대공황 이후 이어진 신용 팽창이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예상한 조지 소로스는 "미국 경제 회생의 관건은 침체를 막기 위해 풀어 놓은 유동성을 반등 국면에 걷어내는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과잉 유동성 제거는 공급만큼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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