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환매를 중단했던 헤지펀드들이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 투자자들에게 환매를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 관계자들은 주식과 채권시장에 헤지펀드 발 매도 공세가 나올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위스의 방크 시즈의 잔 켈러는 "투자자산을 현금화하는 헤지펀드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헤지펀드가 투자자들에게 환매에 나섰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6월말까지 상당수의 헤지펀드가 환매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헤지펀드 운용사인 튜더 인베스트먼트는 예정보다 2개월 앞당겨 지난 1월 말부터 환매를 시작했다. 이 펀드의 운용자는 "투자자들의 요청에 따라 예정보다 빨리 환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자금을 곧바로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임시계좌에 두었다가 해당 자산을 매각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투자금을 손에 쥘 수 있게 된다. 펀드 측은 이 기간이 길면 2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후 다른 헤지펀드에도 환매 압력이 높아졌다.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 그룹가 먼저 지난 2월 중순 '깜짝 환매'에 나섰다. 이 펀드의 운용 자금은 80억 달러 규모다.
업계 관계자들은 상당수의 헤지펀드가 환매에 대비해 자산 현금화를 서두르거나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뉴욕의 드레이크 매니지먼트와 영국의 센토러스 캐피털, 그리고 바소 캐피털을 포함해 다수의 CB(전환사채) 전문 투자 펀드가 움직임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센토러스 캐피털의 공동 창업자인 랜디 프리만은 "펀드 환매 중단을 지속할 경우 상당한 수수료 수입을 얻을 수 있겠지만 투자자 편에서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9~10월 사이 글로벌 헤지펀드는 환매를 요청하는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돌려주기 위해 주식과 채권을 대량 팔아치우며 자산가격 하락을 부채질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헤지펀드가 환매에 나서더라도 지난해와 같은 투매 양상을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환매가 늘어날 경우 주식과 채권시장은 하락 압력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헤지펀드의 환매 재개에 따른 매도 규모를 정확히 예상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투자가들은 적어도 수백억 달러의 '팔자' 주문이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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