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로 불황이긴다] 벤처 티엔아이
상품성 판단 연구개발.. 11월 경찰청 500세트 공급


벤처T&I(대표 김강웅)는 '가시광선 투과율 광측정기'를 만드는 회사다. 광측정기는 처음부터 정밀도에 따라 천차만별의 제품이 있을 수 있는데, 이 회사는 선팅필름 감시용이라는 타겟을 처음부터 정해서 개발을 시작했다.

이 광측정기는 주로 경찰들이 선팅이 진한 차량을 감시하는 데 쓰인다. 지난해 11월엔 경찰청에서 500세트를 주문하기까지 했다. 어떻게 창립한지 얼마되지 않은 벤처회사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경찰청의 물건을 조달할 수 있었을까?

차 유리창에 선팅을 하는 차들이 지켜야 할 법규가 있다. 도로교통법상 선팅창의 빛투과율이 전면창은 70%, 앞쪽창 유리는 40%를 넘겨야하는 것이다. 불과 7년전만 해도 이런 자세한 법규는 없었고 단지 "10미터 떨어져서 봤을 때 차안 운전자가 육안으로 보여야한다"는 애매한 규칙만 있었을 뿐이다. 이런 법규를 바꾸기 위해 동분서주한 사람이 바로 벤처 T&I의 김강웅 대표이다.

10년전 자동차 장비기기 사업과 소형 요트, 수상 오토바이 수입업을 하던 김사장은 수입하던 품목 중 국내에서 수리가 어렵다는 '가시광 투과율 측정기'에 대해 알게된다. 자동차 정비소에 의무 비치하라는 규정이 있었기에 각 정비소마다 한대씩만 팔더라도 수익이 되겠다고 생각해 직접 제품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기존 측정기는 크기가 크고 한번 측정하는데 3분이나 걸렸기 때문에 측정속도와 소형화 등의 문제를 개선한다면 충분히 상품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2002년 벤처T&I를 창업한 김 대표는 적극적으로 이 측정기의 필요성을 알리는 데 주력한다. '자동차 선팅 규제 개선방안 공청회' 자리에서 미국, 인도 등의 창유리 착색제한 규정에 대한 발표를 하는 등 바쁘게 뛰어다녔다.

03년 교통과학연구원과의 공동으로 진행한 해외시장 수요조사에선 해외 시장이 꽤 크다는 걸 깨달은 김대표는 각국의 정부와 자동차 회사 등에 수많은 영업 메일을 보냈다. 그 결과 최근엔 인도 미국, 케냐, 말레이시아, 중국의 업체들까지 벤처 T&I 제품에 관심을 보이게 됐다.

최근 재조사 해본 결과 미국 시장만 해도 1년에 필요한 대수가 약 30만대가 넘는다.
작년 11월 라스베가스 전시회(SEMA)에 참가해 최근에 선팅필름 규제 법규가 만들어진 스웨덴 등 각국 정부의 러브콜을 받았다.

이 회사의 광측정기는 기본적으로 휴대폰크기의 측정기기 두대가 한조를 이룬다. 선팅필름의 앞뒤로 기기를 갖다댄후 한대가 빛을 쏘면 다른 한대가 선팅필름을 거쳐 들어오는 빛의 세기를 측정해 필름의 투과율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국가별로 가시광선 측정범위와 투과율 허용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각 국가의 법규에 맞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김 대표는 말한다.

가시광에 대한 연구가 치밀하고 국가별 맞춤식 제품도 제조 가능한 것이 이 회사의 기술력이다. 이전제품에는 비시감(육안으로 볼때 잘 보이는 정도)가 높은 555nm의 단파장 녹색LED를 썼는데, 최근엔 다양한 파장의 빛을 섞어 흰색의 광원을 개발했다. 이 빨강, 파랑, 녹색의 3가지 빛이 적절하게 조합된 이 광원을 이용하면 다양한 파장의 빛을 측정할 수 있게 된다.

벤처T&I 제품은 작고 단 5초안에 투과율 측정이 가능해 효율이 높다. 경쟁회사라 할 수 있는 일본 '탑콘사'의 분광기 들어간 이 제품의 대당 가격은 65만엔인데 비해 이 회사 제품은 그 육분의 1정도인 950달러이다.

"각국 규격을 맞추기 위해 사전에 타겟을 명확히 해서 준비했고 욕심껏 최대성능을 목표로 돈을 아끼지 않고 개발했다"고 김대표는 기술 개발 과정을 설명한다.

산업단지공단의 지원을 받고 개인 빚을 내가며 5억원을 들여 기술을 개발했다는 것.
지난해엔 경찰청과 5년간 500세트를 분할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전국의 경찰들이 벤처 T&I의 제품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그외에도 현대자동차나 LG창원 모니터 공장에도 샘플이 공급됐다.

김대표의 요즘 고민은 '사람구하기'다. 코드 맞는 사람 도전하는사람 구하기가 힘들다. 회사는 커가는데 이를 뒷받침해줄 인력이 모자란다는 것이다. "작년 상반기부터 구인을 하고 있는데 잘 안되요. 적은 돈에 흔들리는 사람이 있더라구요"라며 김대표는 안타까워한다.

김대표는 앞으로 회사가 잘되면 벤처 T&I에서 벤처를 빼고 기술로 사람을 리드한다는 뜻으로 '&'대신 'L'자를 넣어 'TLI'란 이름을 지을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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