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금리인하 호재 반영 못해..6600선 붕괴
전날에는 중국 덕분에 웃었던 뉴욕증시가 이번에는 중국 때문에 울었다.
다우지수는 6600선을 무너뜨리며 4% 이상 급락했고, S&P500 지수 역시 700선을 무너뜨렸다.
중국의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돼있었지만, 기대와는 달리 원자바오 총리가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경기부양 확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자 이에 대한 실망 매물이 쏟아져 나왔다.
여기에 고용지표의 악화와 장 중 1달러를 하회한 씨티그룹의 주가 급락, GM의 파산 우려 등이 겹치면서 지수 낙폭을 가속화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281.40포인트(-4.09%) 내린 6594.44로 거래를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52.32포인트(-3.86%) 내린 1301.42에, S&P 500 지수는 30.14포인트(4.23%) 하락한 682.73으로 거래를 마쳤다.
◇ECBㆍBOE 나란히 50bp 금리인하
유럽중앙은행(ECB)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0%에서 0.5%p 인하, 사상 최저수준인 1.5%로 낮췄다.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1.5%의 금리는 가장 낮은 수치가 아니다"고 밝히며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리셰 총재는 "현재 금리 수준이 최저치라고 단정짓지 않는다"며 "팩트나 지표를 바탕으로 판단했을 때 리스크가 구체화되고 있다면, 금리를 조정하거나 추가적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CB는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간 2.25%의 기준금리를 인하한 후 지난달에는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영란은행 역시 0.5%p의 금리인하를 단행, 0.5%의 금리 시대를 열게됐다. 이는 1694년 은행 설립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와 함께 파운드화를 새로 발권해 750억파운드(105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 및 국공채, 증권 등을 매입, 은행 지급준비금을 비축한다는 방침이다.
머빈 킹 총재는 "제로금리 수준으로 인하하고 파운드화를 찍어내는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해 경기침체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금리인하로 인해 영란은행은 지난 10월 이후 총 4.50%p의 금리를 인하하게 됐다.
◇씨티그룹 주가 1달러 하회..GM은 회생 불가능?
미국 최대의 금융그룹이자 세계 최고은행이던 씨티그룹과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인 GM이 나란히 수모를 겪었다.
씨티그룹의 주가는 장 중 1달러를 하회하며 '센트' 단위로 떨어졌고, GM은 회계법인으로부터 회생 불가능 판정을 받았다.
이날 씨티그룹 주가는 전일대비 0.11달러(-9.73%) 내린 1.02달러로 마감하며 1달러를 간신히 지켜냈다.
AIG에 대한 미국정부의 구제금융 발표 이후 금융권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달 말 미국 재무부와 씨티그룹이 정부 소유의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최대 36%의 지분을 정부가 보유하는 사실상 국유화에 합의한 바 있다.
이에 기존 주주들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휴지조각이 될까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위기에 대한 불씨가 다시금 확산되면서 주가가 급락세를 보인 탓에 장 중 1달러를 하회하는 수모를 겪게 된 것이다.
GM은 생존 가능성에 대한 의문성이 제기됐다.
GM의 회계감사를 맡은 딜로이트 앤드 투시사는 GM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례 회계감사 보고서에서 "강도높은 구조조정 계획이 실행에 옮겨지지 않을 경우 파산보호 신청을 해야만 할 지도 모른다"는 의견을 내놨다.
딜로이트 앤드 루시는 "GM의 계속되는 영업손실과 주주들의 손실, 채무상환을 감당할 수 있는 충분한 현금유동성의 부재 등을 감안할 때 GM의 생존 능력에 대해 상당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GM의 경우 이미 134억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았지만 166억달러의 추가적인 구제금융을 요청해놓은 상태지만, 미 정부나 해외 생산라인이 위치한 해당국 정부 등으로부터 충분한 자금지원을 받는데 실패할 경우 설비를 감축하거나 생산라인의 폐쇄, 해외자외사의 재편 등을 모색해야 할 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결국 현재 진행중인 구조조정 계획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파산보호신청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GM 역시 전일대비 0.34달러(-15.45%) 내린 1.86달러로 장을 마감하면서 1달러대로 내려앉았다.
◇지표 악화..국제유가도 급락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는 여전히 악화일로였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6년 최고치였던 전주 67만건에서 63만9000건으로 3만1000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 전문가 예상치 65만건을 하회하는 수준이지만 여전히 60만건을 상회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비교적 정확한 고용동향을 나타내는 4주 평균치를 보더라도 64만1750건을 기록, 1982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유가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4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1.77달러(3.9%) 하락한 43.67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예상과는 달리 중국정부가 경기부양책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 이에 대한 실망감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 4일 국제유가는 중국의 경기부양 기대감으로 9% 이상 급등한 바 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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