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가 11일 공개한 외교문서에 따르면 78년 10월27일 정부가 제 3땅굴 발견 사실을 발표하기 열흘 전인 17일 중앙정보부 5국 주관으로 '판문점 제3땅굴 특별홍보대책 방안' 관련 회의를 열었다.
중정은 청와대, 총리실, 국방부, 외무부, 문공부 관계자가 참석한 이날 회의를 위해 마련한 자료에서 홍보 방침으로 "제 3땅굴 발견을 계기로 최근 북괴의 위장평화 공세 및 남침 야욕을 세세하게 폭로(해야 한다)"며 "특히 유신 제2기 출범을 앞두고 발견됐다는 점을 … 총선 등을 전후한 국내 정국 안정에 십분 활용(해야 한다)"고 썼다.
중정은 또 "공식 발표 이후 국민의 격분을 발산시키기 위한 반공안보단체에 의한 궐기대회를 개최, 대북 경각심을 고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비 사항에서는 '재향군인회, 이북5도민회, 반공연맹, 전경련, 상공회의소, 상이군경회, 여성단체협의회' 등의 단체를 명시, "각계의 규탄성명 발표를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사후 조치로 "판문점 제3땅굴 영화 제작 활용, 휴전선 전연 심리전 실시, 북괴 남침규탄 국민궐기대회 개최, 북괴 규탄 반공연설회 개최, 사진전시회 개최, 각 종교계 집회 및 교회 구국기도회, 땅굴 현장 참관 실시" 등을 열거했다.
높이 2m, 폭 2m인 제3땅굴은 78년 7월 판문점 남방 4km 지점에서 발견됐고 10월27일 발견 사실이 공식 발표됐다.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