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끌다 '솜방망이 과징금' 낸 공정위
중기부·검찰 제동 전속고발권 한계 극복
李 "韓기업 갑을관계 불공정 심해" 엄단 기조
꼬리 내린 플랫폼 기업, 자진 피해 보상 나서

공정위가 덮을 뻔한 ‘甲질’ 견제한 檢…여기어때·야놀자 불구속 기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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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입점 업체들에게 수백억 원대 '갑질'을 벌인 혐의(공정거래법 위반·거래상지위남용)로 국내 대형 숙박 플랫폼 여기어때와 야놀자 법인, 그리고 여기어때 창업주 심모 전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미온적인 대처로 묻힐 뻔했던 플랫폼 기업의 횡포를 관계 기관의 상호 견제를 통해 단죄하고, 실효성 있는 형사처벌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5년 만에 '솜방망이 처분', 중기부·검찰의 제동… 李 "韓기업 갑을관계 불공정 심해"

20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에 따르면 애초 이 사건은 2020년 7월 대한숙박업중앙회의 신고로 시작됐다. 하지만 공정위는 5년여를 끌다가 여기어때에 10억원, 야놀자에 5억 4000만 원이라는 비교적 경미한 과징금만을 의결하는 데 그쳤고, 형사고발은 진행하지 않았다. 관련 기업들은 과징금 처분마저 불복하며 행정소송으로 이를 다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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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과징금만 내고 덮일 뻔했던 사건은 중소벤처기업부와 검찰이 나서면서 뒤집어졌다. 중기부가 사안의 중대성과 소상공인들의 막대한 피해를 이유로 공정위에 고발요청권을 행사해 검찰 수사의 물꼬를 튼 것이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법인에 대한 압수수색을 넘어, 문제의 쿠폰 소멸 정책을 직접 설계 및 승인하고 회사를 매각해 약 3000억 원의 막대한 이익을 챙긴 여기어때 창업주 심씨의 혐의까지 추가로 밝혀냈다. 이에 검찰은 심 씨 개인에 대해서도 직접 고발요청권을 행사하며 법정에 세웠다.


이는 현정부의 '갑질 기업 엄단' 기조와 맞닿아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9일 공정위 업무보고 당시 "한국 기업의 갑을 관계의 불공정이 유독 심해 다른 나라라면 무기징역형이나 징역 100년 형을 받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검찰 측은 "낮은 수준의 과징금은 기업에 아무런 위하 효과가 없으며, 기계적으로 상향하더라도 결국 소비자와 소액주주에게 비용이 전가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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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짜리 쿠폰' 강매로 370억 원 꿀꺽… 결국 상생안 발표

수사 결과, 시장 점유율 86%(여기어때), 95%(야놀자)를 차지하는 두 회사는 입점 모텔 운영자들에게 할인쿠폰을 판매한 뒤, 미사용된 잔여 쿠폰을 일방적으로 소멸시키는 수법을 썼다. 특히 여기어때는 유효기간을 불과 1일로 설정하는 악랄한 방식을 동원해 약 359억 원의 손해를 가했고, 야놀자 역시 약 12억 1000만 원 상당의 쿠폰을 임의로 소멸시켰다.


하지만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본격화되자 끝까지 소송전을 불사하던 기업들도 태도를 바꿨다. 여기어때는 입점 업체가 사용하지 못한 할인쿠폰이 광고 대금의 10%를 넘을 경우 유효기간이 충분한 쿠폰을 추가 지급하기로 확약했다. 야놀자 측도 피해액에 상응하는 12억 원 상당의 상생 쿠폰을 발행하는 등 자발적인 피해 회복 절차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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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 같은 자진 보상 노력을 정상참작 사유로 일부 감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최근 설탕, 밀가루, 전분당, 한전입찰 담합사건에 이어 영원그룹, DB그룹, HDC의 공정거래법위반 사건 등을 처리해왔다. 향후에는 4대 정유사의 담합과 갑질 사건에 수사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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