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불확실성에 美 국채금리 급등…AI 기술주 랠리 '경고등'
이란 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지난 15일 막을 내린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에서도 이렇다 할 이란전쟁의 해결책이 나오지 않자 시장의 불안감이 커진 결과다. 국제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긴축적 통화정책에 대한 긴장감을 높였다. 외신은 국채 금리 급등이 인공지능(AI) 등 기술주 랠리에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6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5%를, 30년물은 5%를 넘어섰다. 일본 30년물 금리는 1999년 첫 발행 이후 처음으로 4%까지 상승했으며 영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28년 만에 5.8%까지 오르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독일·스페인·호주에서도 금리가 일제히 올랐다. 또한 국제유가도 올랐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이날 4% 상승해 배럴당 105달러를 웃돌았으며 브렌트유 선물도 3% 넘게 상승하며 배럴당 109달러를 넘어섰다.
미·중 정상회담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호르무즈해협 개방을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이란에게 주어진 시간이 없다며 압박을 가하기도 했으나, 이란의 강경한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샘 스토벌 CFRA 수석 투자전략가는 "도미노 효과처럼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계속되면 유가에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이고 이는 인플레이션 지표를 계속 끌어올리며 채권 금리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소비자와 투자자 신뢰를 낮추고 최근 주가 상승분에 대한 조정을 촉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를 기대했지만, 인플레이션이 전혀 부응하지 않았다"며 "2년물 미 국채 금리가 연방기금금리(Fed funds rate)보다 50bp(1bp=0.01%포인트) 높은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게 점치는 분위기로 변했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28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통방)에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로 전환을 모색하는 신호를 보낼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가 올해 한 두 차례 인상을 거쳐 2.75~3.00%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한 차례 '보험용' 금리인상을 단행한 후 연말까지 인상 효과를 점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4분기에는 계절적으로 인플레이션 추진력이 떨어지고 올해 치솟은 국제유가에 대한 역기저 효과를 기대하는 심리가 커질 수 있어, 한 차례 정도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주식시장에는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채권금리 상승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높이고 주식·부동산 등 위험자산에 대한 부담을 키운다. AI와 같은 기술주의 경우 미래 성장 기대가 현재 주가에 크게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채권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가 낮아지고 투자자들이 고평가된 성장주보다 안정적인 채권 수익률을 선호할 가능성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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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래드너 호라이즌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결국 이란 전쟁은 마무리되고 원자재 가격도 전쟁 이전 수준으로 내려오겠지만 미국 실적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다시 거시경제 환경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높은 금리는 주식시장에 늘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건들락 CEO도 "시장은 매우 비싸고, 투기적이지만 기업 실적은 계속해서 예상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며 "이 점이 투기적 열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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