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말하는 '병원 가야 할 때'

불안을 명상과 운동, 기록으로 다스리는 '셀프케어'가 일상 속 건강 습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쟁과 기후 변화, 경제 불확실성 등 예측하기 어려운 대내외적 변수들이 지속되면서, 현대 사회는 '불안이 일상화된 환경'에 놓여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이른바 '불안의 시대'라는 표현이 등장할 만큼, 사회 전반의 긴장감은 개인의 정서적 안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불안의 시대'. 클립아트코리아 제공(보도와 연관없음)

'불안의 시대'. 클립아트코리아 제공(보도와 연관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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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환경에서 개인이 경험하는 불안은 다양한 형태의 반응으로 나타난다. 다리 떨기나 손톱 깨물기, 머리카락을 만지는 행동처럼 무의식적인 자기 진정 행위가 그 예다. 이들 행동은 일시적으로 긴장을 완화하기도 하며, 시간이 흐르면서 불안이 자연스럽게 가라앉기를 기대하게 된다.


최근에는 Z세대를 중심으로 불안을 단순히 견디기보다 스스로 인지하고 조절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뽁뽁이, 키캡, 슬라임 같은 피젯 토이와 신맛 사탕, 껌, 아로마오일 등 감각 자극 도구를 활용해 주의를 분산하고 현재의 감각에 집중하는 '불안 가방(anxiety bag)'이 SNS를 통해 확산되며 하나의 자기관리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영선 과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불안 가방처럼 자신의 감정을 인지하고 조절하려는 시도는 자기 인식과 관리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라면서도 "불안 증상이 반복되거나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정확한 평가와 전문적인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불안은 스트레스, 고통, 위험이 예상되거나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경험하는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개인이 위협에 대비하고 적응하도록 돕는 정상적인 심리 기전이다. 신체적으로는 호흡이 빨라지거나, 가슴 두근거림, 두통, 발한, 근육 긴장, 소화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정신적으로는 막연한 두려움, 과도한 걱정, 긴장, 우울감, 불면 등 정서적 반응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러한 불안은 대개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자연스럽게 완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불안의 강도나 지속 시간이 과도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초래하는 경우에는 병적인 수준의 불안, 즉 불안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소한 일에도 과도한 걱정이 이어지거나, 특정 상황에 대한 두려움으로 일상생활을 회피하고, 호흡곤란이나 가슴 두근거림 같은 신체 증상이 반복되며, 불안으로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때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평가와 도움이 필요하다.


불안장애는 단일 요인으로 설명되기 어려우며, 뇌의 기능적 이상이나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과 같은 생물학적 요인과 더불어 심리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인지심리학적 관점에서는, 사소한 상황을 과도하게 걱정하거나 실제보다 위험을 크게 인식하고 최악의 결과를 반복적으로 상상하는 등 왜곡된 사고 패턴이 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유영선 과장은 "일상에서 경험하는 불안은 충분한 휴식과 규칙적인 생활, 가벼운 신체 활동 등을 통해 조절을 시도해 볼 수 있다"라며 "불안 가방과 같은 감각 자극 도구는 심리적 긴장을 일시적으로 낮추는 데 쓰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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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다만 불안이 반복되거나 점차 강도가 높아지고, 수면장애나 집중력 저하 등 일상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면 스스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조기에 적절한 개입이 이루어질수록 증상 관리와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영남취재본부 김수로 기자 relationship6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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