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실 주도 4차례 비공개 회의
지방정부 “재정 자주권 확보 절실” 압박
지방시대위, 관련 연구로 ‘지원 사격’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인 '국세-지방세 비율 7대3 수준 상향 추진'을 위한 관가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범정부 태스크포스(TF)가 최근까지 네 차례에 걸쳐 비공개 회의를 이어가며 물밑 조율을 진행 중이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등 지방정부 측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조속한 로드맵 발표를 강력히 압박하고 있으며, 지방시대위원회는 관련 연구를 통해 지원 사격에 나섰다.

지난 17일 재정분권 관련 토론회를 개최한 지방 4대 협의체.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지난 17일 재정분권 관련 토론회를 개최한 지방 4대 협의체.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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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정부 TF 가동했지만 속 타는 지방…"상반기 중 로드맵 나오나"

26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국무조정실 주도로 재정경제부, 행정안전부, 교육부, 기획예산처 실장급과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범정부 재정분권 TF'가 지난 1월 발족 이후 실무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비공개로 운영되는 이 TF에서는 부가가치세, 소득세, 법인세 등 주요 국세 일부를 지방세로 넘기는 '국세의 지방세 이양'을 통해 지방세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이 다뤄지고 있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올해 상반기 안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024년 기준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74.7%대 25.3%이다. 그러나 실제 최종 지출은 지방이 약 60%를 담당하는 구조다. 정부의 움직임에 발맞춰 지방정부의 목소리도 거세다. 지방 살림의 상당 부분을 교부세와 보조금에 의존하는 '재정 종속' 상태에서 벗어나 '재정 자주권'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지역이 열심히 기업을 유치해도 정작 늘어난 세금(법인세 등) 대부분 국세로 귀속된다는 불만도 쌓여있다.

[Why&Next]27조원 국세를 지방세로…"상반기 중 7대 3 맞추자" 애타는 지방정부 원본보기 아이콘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등 지방 4대 협의체는 최근 "7대3 구조를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는 공동 입장을 발표하며 국정과제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했다. 7대3 구조를 실현하려면 최근 3년 평균 기준 약 27조원의 국세를 지방세로 전환해야 한다. 국세-지방세 비율 개편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1·2단계 재정분권'의 연장선상에 있다. 당시 지방소비세율은 2019년 11%에서 2023년 25.3%로 단계적으로 인상됐고, 지방세 비중은 20% 초반에서 25% 수준으로 올랐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를 거치며 추가적인 개선이 없어 등락을 반복하는 박스권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

곳간 열쇠 쥔 중앙…"지방 자율성 확보가 본질"

[Why&Next]27조원 국세를 지방세로…"상반기 중 7대 3 맞추자" 애타는 지방정부 원본보기 아이콘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는 최근 한국지방재정학회에 의뢰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정책적 근거를 마련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보고서는 지방소비세율을 12.2%포인트, 지방소득세율을 4.2%포인트 인상할 경우 지방세 비중 30% 달성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세 감소로 지방교부세가 줄어들어서 일부 지역은 오히려 실질적인 재원이 감소하는 곳도 생기기 때문에 ▲지방소비세 증가분의 40% 기초단체 우선 배분 ▲정률분 교부세율 인상(19.24%→26.03%)을 결합한 통합 모델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 경우 지방재정 순증 규모는 약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보고서 집필을 주도한 임상수 조선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분권은 단순히 재원 위치를 바꾸는 게 아니라, 중앙정부 중심의 통제형 구조를 지역 주도의 자율 경영 체제로 전환하는 질적 변화"라며 "국고보조금이라는 꼬리표 대신 지방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재원을 늘려야 실질적인 지방자치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특정 지역이 손해 보지 않도록 안전장치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실패없는 개편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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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세-지방세 비율 개편 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입비율 조정으로 인한 지방세 증가는 곧 국세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지방 협의체의 한 관계자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8대 2에서 현행 7.5대 2.5로 만드는 데 10년 걸렸다"면서 "이재명 정부가 7대 3을 국정과제로 설정한 것은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재정당국이 과거 방어적인 모습을 보인 적이 있어 우려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친 대통령이 지방정부의 현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국세와 지방세 조정이 꼭 될 것이라는 믿음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부처 간 구체적인 방법론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국정과제 달성을 목표로 매우 적극적으로 회의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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