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욱 광주광역시 종합건설본부장

신재욱 광주광역시 종합건설본부장

신재욱 광주광역시 종합건설본부장

AD
원본보기 아이콘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뉴욕의 브루클린 다리처럼 기술과 디자인이 결합된 인프라는 도시의 상징이 되고, 구마모토의 '아트폴리스'는 예술적 공공건축을 통해 도시의 색채를 바꾸었다. 세계 주요 도시는 공공건설이 도시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임을 인식하며, 품질·안전·디자인을 정책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특히 인구 감소, 지역 간 경쟁 심화, 도시 인프라의 노후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지금, 도시의 기반시설 품질은 단순한 시설관리 수준을 넘어 도시의 생존력과 신뢰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됐다. 우리 도시들도 공공건설을 단지 시설을 짓는 과정이 아니라 도시의 미래전략을 설계하는 일로 바라보고 접근해야 한다.

공공 인프라의 품질과 디자인은 기업의 투자 판단, 시민의 일상 안전성, 도시 브랜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관점에서 공공건설 사업관리는 어떤 분야보다 지속적인 혁신이 요구되는 영역이다.


광주광역시는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공공건설관리 체계를 전반적으로 혁신해 왔다. 올해 '대한민국 안전혁신대상' 수상은 이러한 방향이 유효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며, 단일 지자체의 성과를 넘어 전국 도시가 참고할 수 있는 기준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첫 번째 변화는 공공건설관리의 출발점을 착공 이후가 아니라 설계·기획 단계로 전환한 것이다. 공공건설에서 발생하는 공정 지연과 예산 증가 상당 부분은 설계 단계에서 사전 검토가 충분했다면 예방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설계오류나 현장 미반영은 시공 이후에는 되돌리기 어렵고, 도시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진다.


이에 광주는 기본·중간설계 단계에서 발주부서, 기술자, 종합건설본부가 함께 참여하는 사전검토 체계를 구축해 공법·원가·구조 안전 등을 선제적으로 점검해 왔다. 이는 비용과 위험을 줄이고 공공건설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전환이다.


두 번째 변화는 설계-착공-시공 전 단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3단계 협력 플랫폼' 구축이다. 공공건설은 기술·안전·디자인·재정·행정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음에도 많은 도시에서 여전히 부서 단위로 분절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광주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자 설계·기획 단계의 '전문가·설계자·행정 디자인 플랫폼', 착공 단계의 '민·관 품질혁신기획단', 시공 단계의 '설계변경 TF' 등을 운영해 타당성·예산·공정 영향, 공법 안전성을 종합 검토하는 구조적 협력체계를 구축하였다. 이러한 통합 플랫폼은 공공건설 거버넌스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될 수 있다.


세 번째 변화는 품질관리 범위를 시공 현장에서 원자재 생산 단계까지 확장한 것이다. 레미콘·아스콘 등 원자재의 품질은 생산 단계에서 이미 결정되며, 시공 단계에서 이를 되돌리는 데는 큰 비용과 시간이 든다. 따라서 생산공장에 대한 상시 점검, 배합·강도 등 기초 품질 검토, 품질표준 강화는 도시의 안전뿐 아니라 장기 유지관리 비용을 절감하는 경제정책이기도 하다.


광주는 전문가·공무원이 함께 참여하는 기동점검반을 운영하며 이 원칙을 실천해 왔다.


이 세 가지 변화는 각각 분리된 정책이 아니라, 설계 품질관리 → 협력 거버넌스 → 원자재 품질확보로 이어지는 공공건설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한국의 공공건설은 속도의 시대를 넘어, 품질로 신뢰받고 안전으로 성장하며 디자인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AD

공공건설의 기준을 다시 세운다는 것은 곧 도시의 미래를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 광주는 이러한 전환을 실천하며, 더 안전하고 더 품격 있는 도시의 내일을 열어갈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호남취재본부 신동호 기자 sdhs675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