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순경]"가장 효율적인 봉사"…138회 헌혈로 생명나눔하는 지구대 막내
<42>서울 광진경찰서 화양지구대 정중식 순경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타인을 도울 수 있는지 고민했습니다"
서울 광진경찰서 화양지구대에서 만난 정중식 순경(35)은 헌혈을 효율적인 봉사의 답이라고 정의했다. 올해 8월 임용된 정 순경은 2023년 12월 헌혈 100회를 달성한 데 이어 지금까지 총 138회나 헌혈을 했다. 적십자 유공장 은장, 금장, 명예상은 물론 장기, 조직기증,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 등록까지 마쳤다. 그는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은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았다"라며 웃어 보였다.
정 순경이 처음 헌혈을 시작한 것은 2015년 대학 졸업을 앞두고서다. 당시 졸업 요건으로 봉사 시간이 필요했는데, 헌혈을 하면 4시간을 인정해준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 헌혈에 나섰다. 정 순경은 "그렇게 헌혈하다 보니 헌혈 증서가 조금씩 모이게 됐다"고 말했다.
졸업을 위해 시작한 헌혈은 어느새 보람으로 바뀌었다. 2017년 부모님 지인이 큰 수술을 받게 됐다는 소식을 듣자 정 순경은 모아둔 헌혈 증서를 무상으로 양도했다. 헌혈 증서에 적힌 헌혈량만큼 혈액제제 수혈 비용의 본인 부담금이 공제되기 때문이다. 그는 "얼마 후 지인분이 수술에 큰 도움이 됐다며 고맙다고 말하시는데 헌혈 시간이 얼마 걸리지도 않음에도 타인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와닿았다"며 "뿌듯함에 계속해서 헌혈을 하게 됐고 장기, 조혈모세포 등 기증 등록까지 하게 됐다"고 전했다.
3년 반 만에 70회…'혈소판 급구' 문구에 바꾼 습관
정 순경의 헌혈은 꾸준히 이어졌다. 2020년 6월 30회에서 2023년 12월 100회로 약 3년 반 만에 70회가 늘었다. 1개월에 2번꼴로 헌혈한 셈이다. 정 순경은 "헌혈 30회까지는 2개월에 1번 생피를 뽑는 전혈을 했다"며 "어느 날 헌혈을 하러 갔는데 '혈소판 급구'라는 문구를 보고 혈소판만 뽑는 성분헌혈을 알게 됐다"면서 "성분헌혈은 2주마다 할 수 있어 헌혈의집에 급구 문구가 없어질 때까지 계속 성분헌혈을 진행했다"고 했다.
나눔의 순간은 한 번 더 찾아왔다. 평소 사회인 야구를 하던 정 순경은 동호회 팀원의 지인이 백혈병 치료로 헌혈 증서가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자, 흔쾌히 헌혈 증서 50장을 건넸다. 그는 "헌혈을 통해 남을 도울 수 있을 때 행복을 느낀다"며 "지금도 혹시 모를 상황에 지갑에 헌혈 증서 여러장을 가지고 다닌다"고 설명했다.
물질적인 기부도 이어지고 있다. 기아 등을 대상으로 한 월 1만원 기부로 시작해 어느덧 월 5만원으로 기부금을 늘렸고 총 170여만원을 후원했다. 정 순경은 "헌혈의집에서 헌혈을 자주 하다 보니 기부 관련 문의로 전화가 종종 왔다"며 "내가 좀 아껴서 배고픈 아이들을 도울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시작하다 보니 점차 기부액도 늘릴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경찰의 초심 지키게 하는 헌혈
헌혈과 경찰 업무는 봉사라는 점에서 맞닿아 있다. 어릴 적 만화 속 경찰을 보며 꿈을 키워왔던 정 순경은 경찰이 되기까지 순탄치 않은 길을 걸었다.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몇번의 공채 시험에 떨어져 4년간 경비원으로 일했다. 정 순경은 "교대 근무로 시설 경비를 했는데 일을 할수록 잊으려 했던 경찰의 꿈이 더 아련하게 남았다"며 "나중에 후회할 바엔 모아둔 돈과 퇴직금으로 다시 한번 경찰을 도전해보자는 생각으로 한 결과 경찰에 합격할 수 있었다"고 했다.
요즘은 신입 경찰관의 무게를 매일 실감하는 정 순경이다. 선배들보다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사고를 접수하고 필요한 서류 등을 챙기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서류 처리도 익숙지 않다. 정 순경은 "항상 선배들이 하는 걸 잘 지켜보고 배우려 한다"며 "상황을 스스로 단정 짓고 무리하지 않도록 하려고 계속해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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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순경은 효율적인 봉사를 중시하던 자신의 성격이 경찰 업무와 꼭 맞다고 여긴다. 그는 "신고뿐 아니라 순찰 등 근무하는 내내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봉사하는 게 경찰인 만큼 봉사 정신을 가지고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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