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중남미 국가 최초로 안락사 합법화
아르헨, 존엄사법 있으나 '조력 사망' 불가
환자 단체 요구 확산, 관련 법안 5건 제출

최근 우루과이에서 중남미 국가 최초로 안락사가 합법화된 가운데, 인근 국가인 아르헨티나에서도 관련 논의가 불붙고 있다. 연합뉴스는 9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인포바에를 인용해 "아르헨티나에서 말기·비가역적 질환을 앓는 환자와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죽음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안락사 비범죄화 법안이 통과된 뒤 기뻐하는 우루과이 시민들 모습. AP연합뉴스

안락사 비범죄화 법안이 통과된 뒤 기뻐하는 우루과이 시민들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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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는 지난 2012년 존엄사법이 제정돼 말기·불치·비가역성 질병 진단을 받은 환자 또는 그 가족이 고통만 연장하는 치료나 처치를 거부할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다만 의료진이 약물을 투여해 죽음을 돕는 것은 불법인 상태다. 즉 인공적으로 생명을 연장하는 생명 유지 장치(수액, 영양공급 등)의 중단은 허용되지만, 이른바 '조력 사망'은 허용되지 않는다. 현재 아르헨티나 의회에는 이를 허용하는 '적극적 안락사' 법안 5건이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존엄사법 제정에는 지난 2009년 비가역적 뇌 손상을 안고 태어난 카밀라 산체스의 사례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산체스는 '비진행성 만성 뇌병증' 진단을 받고 태어났으며, 살아있는 3년간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생명을 이어갔다. 그의 어머니 셀바 에르본은 "회복 가능성이 없는 딸을 위해 무의미한 치료를 계속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냈고, 법안 제정으로 이어졌다.


현지 매체 인포바는 적극적 안락사를 필요로 하는 루게릭병 환자들의 사례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들은 의료진이 약물을 투여해 평온한 죽음을 돕는 행위를 공개적으로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알폰소는 루게릭병이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마지막엔 눈동자와 눈꺼풀만 움직일 수 있었다. 그는 "언제, 어떻게 죽을지 선택할 권리"를 주장하다 지난 2019년 36세로 사망했다.

65세에 루게릭병을 진단받은 아드리아나는 매일 7명의 간병인이 필요했으며, 2시간마다 두 명의 도움을 받아 화장실에 가야 했다. 이를 "타인에게 의존해야 하는 극도의 굴욕", "지속적인 미라 상태"라고 칭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23년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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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우루과이에서는 안락사 비범죄화 법안이 통과해 파장이 일었다. 해당 법안에 따라 향후 우루과이에서는 정신적으로 건강한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 전문가가 안락사를 시행할 수 있다. 기대 수명 요건에 따른 제약이 없다. 다만 미성년자에게도 안락사를 허용하는 벨기에, 네덜란드와 달리 미성년자 안락사는 금지하기로 했으며, 조력 사망도 허용되지 않는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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