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은 규제 강화로 자문 증가
유출도 해마다 늘어 선제 대응

최근 강화된 산업기술보호법의 영향으로 법적 위험이나 불확실성을 마주하는 기업들이 자사의 기술이 규제 대상인지를 선제적으로 판단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술 관련 소재, 부품, 장비 공급 기업들도 국가핵심기술 내지 국가첨단전략기술에 해당하는지 로펌에 묻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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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내 제조 기업 A사는 해외 현지 공장 설립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외국 금융기관이 기술 지식재산(IP)을 담보로 요구했다. 기술이 담보로 잡혔다고 해서 곧바로 이전되는 것은 아니지만, 채무불이행 시 권리 실행 과정에서 기술 유출 우려가 예상됐다. A사는 사업 지연을 최소화하면서도 법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어느 시점에 기술 수출 승인을 받아야 하는지 한 대형 로펌에 자문을 요청했다.

기술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B사는 해외 기업과 인수·합병(M&A)을 추진하던 중 정부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B사가 보유한 기술이 '국가 핵심 기술'에 해당하는지 판정을 받아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해당 기술이 규제 대상이 될 경우의 불확실성 때문에 결국 B 사는 M&A를 포기했다.


2024년 기술 유출 경찰 송치 27건

기업들의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에는 최근 대폭 강화된 법규와 처벌 수위가 있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기술 유출 사건은 최근 증가세다. 2024년 경찰이 송치한 해외 기술 유출 사건은 모두 27건으로, 국가별 현황을 살피면 중국이 20건으로 가장 많고 미국이 3건이었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출범 이후 해외 기술 유출 건수는 2021년 9건에서 2022년 12건, 2023년 22건, 2024년 27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법과 처벌 강화돼


지난 7월 22일부로 개정·시행된 산업기술보호법은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관이 신고 없이 해외 M&A를 진행할 경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M&A를 중지시키거나 원상회복까지 명령할 수 있도록 했다. 고의가 없더라도 유출 행위 자체를 처벌할 수 있고, 벌금 상한선도 최대 65억 원으로 기존보다 5배 가까이 높였다.


보호막 혹은 딜 브레이커


강화된 규제는 기술 기업들에게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임보경(사법연수원 30기)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국가 핵심 기술 지정은 기술 유출 위험에 처한 회사에게는 든든한 보호막이지만, M&A나 투자 유치를 앞둔 회사에게는 거래를 무산시킬 수 있는 '딜 브레이커(deal breaker)'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기업들이 자사가 보유한 기술이 사전에 규제 대상 여부를 명확히 하려는 '사전 판정' 수요가 늘고 있다"고 했다.


선제적 대응 중요


기술 유출 가능성이 높은 수출 및 해외 M&A에 대한 심사 제도가 체계적으로 정비되면서 기술 보유 기업에 대한 현장 실태 조사와 보안 역량 평가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승인 시기나 여부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떨어져 제때 해외에 약속한 기술을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임성택(27기)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는 "국가 안보와 관련된 기술의 경우, 향후 외국인 투자 심사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홍선(37기)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도 "기업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승인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부터 관계 기관에 상세히 설명하고 추가 자료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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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하연 법률신문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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