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y5y 실질금리 물가보다 약 2% 높아
9월 FOMC 금리 인상 전망 23.3%

케빈 워시 신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취임을 앞둔 가운데 채권시장은 그의 '인공지능(AI) 생산성' 주장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워시 의장은 AI 기술이 생산성을 높여 강력한 디스인플레이션을 만들 것이라며 금리 인하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주요 채권시장 지표는 AI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케빈 워시 Fed 의장 후보자. AP연합뉴스

케빈 워시 Fed 의장 후보자.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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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채권시장에서 중립금리의 단서로 활용하는 '5년물 5년 선도 실질금리(5y5y real rate)'는 인플레이션보다 약 2%포인트 높은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문제는 현실이 그 기준에 못 미친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3.50%~3.75%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이란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3.8% 급등해 202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 속도보다 기준금리가 낮은 것으로, 통화정책이 사실상 경기 부양 모드에 머물러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는 워시 의장이 주장해온 AI 기반 생산성 향상 논리와 배치된다. 워시는 지난해 11월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Fed가 AI 발전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과소평가한 채 인플레이션 지속을 우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AI 혁신이 비용을 낮추고 생산성을 높여 결국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워시의 주장과 달리 AI 붐이 오히려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가 자본 수요를 급증시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올해에만 7000억달러 이상을 AI 관련 설비 투자에 투입할 계획이다.


AI 확산 과정에서 나타나는 '칩플레이션(chipflation)'도 물가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블랙록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DRAM) 가격은 최근 1년 사이 17배 상승했다. 미국 내 컴퓨터 소프트웨어 및 액세서리 가격도 지난 4월 전년 대비 14% 뛰었다. 일부 기업은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AI 투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대규모 회사채 발행 역시 장기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3000억달러가 넘는 채권을 발행했으며,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은 그 효과가 장기 국채 공급이 10% 이상 늘어난 것과 비슷하다고 추산했다.


크리스토프 리거 코메르츠방크 금리 및 신용 리서치 책임자는 "기본 시나리오는 AI가 향후 수년간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자산운용의 프리야 미스라도 "AI 관련 채권 발행이 금리 수준 자체를 끌어올렸고 차입 비용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Fed가 7월과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가능성은 각각 86.8%, 72.6%로 나타났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3.75%~4.00%)할 가능성은 각각 10.3%, 23.3%로 집계됐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AI가 생산성 향상을 통해 결국 물가를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란 반론도 있다. 뱅가드는 AI 투자가 성장률을 높이고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봤다. 다만 현재로선 공급 충격과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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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닷컴 버블 시기 사례도 다시 거론된다. 당시 앨런 그린스펀 Fed 의장은 생산성 혁신이 물가를 낮출 수 있다고 봤지만, Fed는 금리를 내리지 않았다. 이후 투자 열풍과 경기 과열이 이어지자 오히려 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했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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