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수소열차' 미래 교통 패러다임에 주목해야
한국의 소비 트렌드를 예측하는 도서 '트렌드 코리아 2025'가 올해 10대 키워드 중 하나로 '기후 감수성(Climate Sensitivity)'을 꼽았다.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공감하는 소비 태도를 의미하는 이 키워드는 전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 탄소중립 등 환경보호에 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내포한다.
철도도 예외가 아니다. 탄소배출 저감에 기여할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철도가 탈바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해 최근 철도 업계에서는 '수소열차(수소전기동차)'로 체질을 전환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수소열차 도입을 위한 실증사업이 321억원 규모의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으로 선정돼 친환경 열차 운용계획을 구체화한 것도 연장선에서 설명된다.
수소열차는 수소연료전지로 생산한 전기를 이용해 모터를 구동하는 미래형 열차로, 디젤열차를 대체할 대표적인 친환경 열차다. 온실가스와 배기가스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 데다 디젤엔진과 비교했을 때 에너지효율이 2배 이상 높은 점은 수소열차의 큰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기존 철로와 호환이 가능해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모두 갖췄다는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수소열차의 최고 운행속도는 시속 150㎞며 1회 충전으로 최대 600㎞ 이상을 운행할 수 있어 장거리 운행에도 적합하다는 평가다.
현장에서는 수소열차를 제작하는 데 공을 들이는 것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 '상용화'다. 일상생활에서 수소열차를 안정적으로 운행(상용화)하기 위해선 수소연료의 생산과 공급체계가 원활하게 구축돼야 한다는 데 이견을 갖기 어렵다. 수소는 고압가스를 이용해 저장해야 하는 까닭에 안전한 저장 기술 개발과 체계적인 충전 인프라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소열차 개발에 이은 상용화를 위해선 정부와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협력도 필수적이다. 현재 수소열차 운행을 위한 법과 제도는 점진적으로 개정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보완할 부분이 많다. 수소연료전지 관련 법령, 철도안전법, 환경 규제 등 법과 제도에 차량 안전기준, 충전소 설치 기준, 수소연료 관리 등 명확한 기준과 규정이 필요하다. 정부와 관련기관이 협력해 탄탄한 법적 기반을 갖춘다면 수소열차의 도입과 확산도 보다 원활하고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도 수소열차 상용화 과정에 중요한 요인이다. 코레일은 현재 수소열차와 수소버스를 함께 충전할 수 있는 수소 충전시설 구축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르면 올해 말까지 수소 충전시설 구축 위치와 주변 교통환경 등을 고려해 설치 부지를 최종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충전 인프라는 수소열차 운행에 필요한 가장 핵심적인 시설로, 관할 지자체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때 수소 충전시설 구축도 용이해진다는 점에서 지자체의 역할 비중이 작지 않다.
수소열차 실증사업은 단순히 새로운 교통수단을 검증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 아니다. 국내 철도 산업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는 첫걸음이 되는 중요한 프로젝트다. 그만큼 정부와 민간 기업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디젤열차가 모두 수소열차로 대체된다면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지속가능한 친환경 교통 시스템을 선도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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