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보험금 챙겨주고 수수료 받아가

병원에서 허위로 부정맥 진단을 받는 방법을 고객들에게 알려주고 보험금을 받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보험설계사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AD
원본보기 아이콘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단독(김민지 판사)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와 함께 기소된 B씨 등 고객 4명 가운데 1명에게는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했고 나머지 3명에게는 징역 6개월~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3년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국내 한 보험사 소속 보험설계사로 근무하면서 2022년부터 2025년까지 B씨 등 고객들에게 허위로 부정맥 진단을 받는 방법을 알려주고 보험금을 청구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의 제안으로 30명이 넘는 보험계약자들이 여러 개의 보험상품에 가입했다. 그 뒤 병원에서 허위 부정맥 진단을 받아 보험금을 챙겼다. 이렇게 챙긴 보험금은 10억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해당 보험금의 일부를 수수료 명목으로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맥은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늦어지는 등 불규칙해지는 증상인데,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 호소가 진단에 큰 영향을 미친다. A씨는 이런 사실에 착안해 '부정맥 진단 매뉴얼'을 만들어 고객들과 공유하면서 보험금 청구 과정을 관리해왔다. 보험가입자들에게 병원 접수가 진료 시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하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그런 증상이 간간이 있다'는 증상 설명 방법도 매뉴얼에 담겼다.


특히 초음파와 심전도 검사 등을 앞둔 전날에는 에스프레소 3잔과 에너지 음료를 마신 뒤 밤을 새우고 병원에 가야 검사 시 이상이 발견될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또 ▲스쿼트 ▲줄넘기 ▲계단 오르기 등을 통해 심박수를 불규칙하게 만들고 잠을 자지 않고 줄담배를 피우라는 내용 등도 있었다.


나아가 A씨는 고객들에게 부정맥 진단이 잘 나오는 특정 병원을 소개했다. 보험사의 '보험사기 리스트'에 오르지 않도록 보험금 수령 이후 대응 요령 등 사후관리까지 치밀하게 준비했다.

AD

재판부는 "A씨는 보험설계사로서 직업윤리를 저버리고 범행을 주도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보험사기 범행은 합리적 위험의 분산이라는 보험제도의 목적을 해치고 다수의 보험 가입자에게 그 피해를 전가해 보험이 갖는 사회적 기능을 해하는 등 폐해가 크므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라고 판시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