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가족모임, 임진각서 대북전단 기습 살포

납북자가족모임(대표 최성룡)이 27일 새벽 경기 파주시 임진각 인근에서 대북전단을 기습적으로 살포했다.

전단 날리는 납북자가족들. 연합뉴스 제공

이날 0시 20분쯤 최성룡 대표를 비롯한 회원 5명은 문산읍 임진각 평화랜드 펜스 뒤편에서 대북전단 8개를 북측을 향해 날려 보냈다. 이들은 당초 풍선 10개를 준비했으나 헬륨가스가 부족해 8개만 살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살포된 전단에는 납북 피해자 7명의 사진과 설명이 담긴 소식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감옥에 갇힌 모습을 합성한 이미지 등이 포함된 비닐 다발이 담겨 있었다. 당시 현장에는 남서풍이 불어 풍선은 북측 방향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납북자가족모임은 대북전단 살포와 함께 발표한 성명서에서 "지난 집회에서 반대 단체들이 소식지를 보내는 국민에게 '북한으로 가라'고 항의했지만, 행사에 동참하지는 못할지언정 비난은 삼가야 한다"며 "우리 가족들은 과거 공권력과 연좌제로 인한 피해를 겪었고, 납북 가족들의 소원을 반드시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파주시 관계자는 "이날 살포된 대북전단은 살포 당시 바람 방향이 북한 쪽으로 향하지 않아 동두천 등지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는 납북자가족모임을 제외하고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파주시청, 경찰 등의 공무원은 출동하지 않아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기도는 지난해 10월부터 파주, 연천, 김포 등 접경지역 3개 시군을 재난안전법상 위험구역으로 지정하고, 특별사법경찰단을 투입해 24시간 대북전단 살포를 단속하고 있다.

파주=이종구 기자 9155i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