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학습능력의 차이는 타고난 머리가 아니라 뇌 사용법의 차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효과적 학습을 위해서는 새로운 지식을 뇌의 '장기 기억'에 저장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벼락치기에 강한 학생들은 선천적으로 '작업 기억' 용량이 큰 경우인데, '장기 기억'에 저장하지 못하면 기억이 오래갈 수 없다. 효과적 학습법의 관건은 지식을 '넣는' 과정이 아니라 '끄집어내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서로 다른 주제를 섞어 넣는 '끼워 넣기', 학습 간격을 점진적으로 늘리는 '시차 반복 학습'을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저자는 역설한다. 수학 포기자에서 공대 교수가 된 비버라 오클리블을 비롯해 세계적 석학 3인이 뇌과학에 기반한 학습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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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모금]학습 효과 높이는 비결…관건은 '넣기' 아니라 '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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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장기 기억의 저장 용량이 제한되어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두뇌의 정보 저장 용량은 1,000조 바이트 정도다(1,000조는 0이 15개나 붙은 숫자다. 억만장자 100만 명이 가진 돈을 모두 합했다고 생각해보라). 전 세계 모든 해변과 사막의 모래알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를 두뇌에 저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얼마나 많이 저장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정보를 어떻게 기억하고 끄집어내 활용하느냐다. 모든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실시간 음악 스트리밍 앱을 가지고 있는 상황과 비슷하다. 핵심은 원하는 노래를 찾는 일이다. 일생에는 10억 초가 있고, 두뇌에는 100조에 달하는 시냅스가 있다. 계산하면 초당 10만 개의 시냅스를 사용할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31쪽>

학생들은 공부 방법에 대해 자주 의문을 품는다. 공부할 때 음악을 듣지 말아야 한다는 충고를 자주 듣지만, 즐겁게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해도 좋은 성적을 얻는 학생도 있다. 누구는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해도 좋은 점수를 받는데, 왜 누구는 음악을 피해야만 할까? 최신 연구 결과로 그 수수께끼가 풀렸다. 음악이 공부에 끼치는 영향은 작업 기억 용량에 따라 달라진다. 작업 기억 용량이 작은 사람은 공부할 때 음악을 아예 듣지 않아야 좋다. 반면 작업 기억 용량이 큰 사람은 음악을 들으면서도 공부를 잘할 수 있다. 작업 기억 용량이 커서 더 쉽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학생이든 수학 공부를 할 때는 음악을 듣지 말아야 한다. 수학과 음악이 사용하는 두뇌 영역이 겹치기 때문이다. 참고로 ADHD가 있는 학생들에게는 백색 소음이나 음악이 도움이 되는 듯하다. <59쪽>

신피질과 해마의 관계를 들여다보면, 수업 중 정신적으로 쉴 수 있는 짧은 ‘두뇌 휴식 시간’이 중요하다. 이 조용한 정신적 막간에 해마는 신피질에게 새로 배운 내용을 다시 속삭여준다. 해마가 신피질에게 속삭이면 그 내용을 반복해서 강화할 수 있고, 또한 해마는 색인 연결 고리를 천천히 제거할 수도 있다. 두뇌 휴식 시간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두뇌는 밤에 잠을 자면서 8시간 동안 휴식하고, 이때 기억이 전체적으로 견고해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준비는 하루 중 잠깐잠깐 짧은 휴식 시간 동안에 이루어진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학습 후 15분 동안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면 휴식 없이 다음 과제로 넘어갔을 때보다 방금 배운 내용을 훨씬 더 잘 기억했다. <81쪽>

해야 할 일을 미루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하기 싫거나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생각하면 두뇌에서 고통 신호를 처리하는 부분인 대뇌섬 피질에서 고통스러운 감정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샘처럼 일을 잘 미루는 사람들은 이 불편한 감정을 회피하는 식으로 처리한다. 뭐든 다른 일을 생각하는 것이다. 회피는 마법처럼 순간의 고통을 없애준다. 그러나 해야 할 일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밤새 스트레스를 받다가 시험 때 꾸벅꾸벅 조는 대가를 치른다. <104쪽>

아기는 모국어를 빠르고 자연스럽게 익힌다. 아기의 자그마한 두뇌는 애쓰지 않아도 모국어 단어들을 쉽게 흡수한다. 생후 1세 무렵이 되면 단어를 몇 번만 들어도 이해하는 매핑mapping 과정을 통해 어휘 학습이 빨라진다. 생후 20~24개월 사이에는 사용하는 어휘가 3배로 늘어난다는 추정치가 있다. 이때 문장 구조도 함께 익힌다! 얼굴 알아보기, 모국어 말하기는 ‘생물학적 기본 자료’라고 불린다. 우리 두뇌는 이런 정보를 자연스럽게 배운다. 수천 세대에 걸친 진화적 선택에 의해 연마된 기술로, 신경세포들이 마법처럼 서로 연결되는 것처럼 보인다. 진화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을 알아보고 대화할 수 있는 신경세포 조직을 가진 아기들만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반면 ‘생물학적 2차 자료’는 진화 과정에서 개발되지 않은 능력이다. 뉴스 읽기나 수학적 계산 같은 기술은 현대 사회에서 필수적이지만, 우리 두뇌는 이를 자연스럽게 처리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따라서 지리, 정치, 경제, 역사는 물론 읽기, 쓰기, 수학 같은 복잡한 기술을 습득하려면 오랜 교육이 필요하다. <31쪽>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신발 끈 묶기부터 수학의 복잡한 패턴 파악, 언어를 빠르고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는 능력 등 복잡한 개념과 움직임을 학습할 때도 절차적 체계가 중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리는 평소 접하는 것들을 절차적 체계를 통해 관찰하고 학습한다. 어린 시절에 글자를 익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루빅스 큐브를 빨리 맞추는 요령을 배울 때 활용하는 수학적 패턴 공식 역시 그렇다. 루빅스 큐브를 맞출 때는 그 과정을 하나하나 심사숙고하지 않고, 정해진 순서에 따라서 큐브를 움직인다. 이런 정보는 작업 기억을 통과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이런 사고는 의식하지 않고 이루어지기 때문에) 큐브를 빨리 맞출 수 있다. 그러나 큐브를 맞추는 방법을 알아도(절차적 체계) 쉽게 설명할 수는(서술적 체계) 없다는 뜻일 수도 있다. <168~169쪽>

학생들의 두뇌는 순간순간 어떤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예측한다. 보상이란 물건이든 행동이든 내적 감정이든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무언가를 의미한다. 학생들의 일상은 대부분 예상 가능하게 흘러간다. 그래서 초콜릿이나 롤러코스터 같은 뭔가가 마법처럼 나타나지 않는 한 두뇌는 빈둥거리며 평소처럼 활동할 뿐이다. 그러나 뜻밖의 보상이 주어지면 학습과 관련된 두뇌의 여러 부분에서 도파민이 분출된다. 이 도파민으로 기분이 좋아질 뿐 아니라, 신경세포 사이 연결 고리가 더 쉽게 강화된다. <219쪽>

학생들이 느긋하게 공부할 때보다 긴장감을 느끼며 시험공부를 할 때 더 효율적으로 집중하는 이유는 일시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분비되는 신경 화학 물질 때문이다. 전교생 앞에서 발표하기 위해 공부한 정보가 몇 년 동 안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을 수 있는 이유도 일시적인 스트레스 때문이다. 일시적인 스트레스는 뇌에서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 같은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런 호르몬이 적당히 분비되면 신경세포들이 잘 연결된다. 감자를 구울 때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면 감자가 프라이팬 바닥에 달라붙지 않는 현상과 비슷하다. 그러나 일시적이라도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으면 글루코코르티코이드glucocorticoid, 즉 ‘기름’의 효과가 달라진다. 스트레스가 지나치면 신경세포 연결 고리가 타서 달라붙게 된다. <234쪽>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멀티미디어 학습 이론을 간단히 알아보자. 기본 개념은 간단하다. 말로 설명하면서 그림을 보여주면, 그림만 보여주거나 말로만 설명할 때보다 더 빨리 개념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작업 기억이 청각적 요소와 시각적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멀티미디어 이론의 다중 요소). 시각적 설명과 언어적 설명을 동시에 활용하면 학생은 한정적인 작업 기억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다. <255쪽>

끌어들이기 요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학생들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교사가 가르치려는 핵심 내용에 연결시킬 수 있다. 학생들이 수학을 바탕으로 한 물리학 수업에 흥미를 느끼게 하려면 우주여행을 소재로 시간, 거리 그리고 화성으로 우주비행사를 보내는 과제에 초점을 맞추자. 실제로 해결해야 할 매력적인 과제를 제시하면 학생들이 더 흥미진진해 한다(우주비행사가 꿈인 학생들은 특히 더 그렇다.) <300~301쪽>

교육의 뇌과학 | 바버라 오클리 외 2명 | 현대지성 | 384쪽 |1만99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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