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교과서, '의무'서 '자율'으로 공문 변경
법 규정도 어겨…개학 4개월 전까지 주문해야
교육부, 예외조항 있어 법규정 맞게 진행
국회 교육위 "위법사항 따질 것"
오늘 AI 교과서 관련 예산 삭감 법안 논의

올 1학기부터 도입될 AI 디지털 교과서 지침이 ‘의무’ 선정에서 ‘자율’ 선정으로 바뀐 것으로 드러났다.

갈팡질팡 AI교과서, '의무'서 '자율' 선정으로 지침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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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아시아경제가 확인한 교육부 공문을 보면 ‘2025년에는 희망하는 학교에서 사용 예정인 학년·교과목의 AI 교과서를 자율적으로 선정한다’고 돼 있다. 이 공문은 지난 1월 31일 교육부가 전국 시도교육청에 보낸 것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29일 올해 도입할 AI 교과서 76종을 확정한 후 보낸 공문에서는 ‘25년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교과목은 서책형 교과서와 AI 교과서를 각 1종씩 의무 선정’이라고 했었다. 두 달 만에 ‘의무’가 ‘자율’로 바뀐 것이다.

교육부가 1월 31일 전국 시도교육청에 보낸 공문.

교육부가 1월 31일 전국 시도교육청에 보낸 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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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변화는 어느 정도 예고됐었다. 야당의 법 개정과 정부의 거부권 행사 등이 거듭되면서 AI 교과서의 지위가 ‘교과서→교과자료→교과서’로 변경됐다. 그러자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말 "2025년에는 AI 교과서 사용 여부를 학교가 자율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AI 교과서 선정 매뉴얼이 변경됨에 따라, 기존 의무 선정 지침을 준수해 AI 교과서를 선정한 학교는 원칙적으로는 선정 유지 여부를 재논의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다시 거쳐야 한다.


문제는 학운위를 다시 열든, 새롭게 AI 교과서를 선정·주문하든 학교에 주어진 기한이 3주 남짓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일선 학교 현장의 혼란은 불가피하다.

또한 대통령령인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 제30조’에 따르면 "학교의 장은 매 학기에 사용할 교과용 도서를 학기 시작 4개월 전까지 주문해야 한다"고 돼 있다. 이처럼 새 학기 교과서를 사용하려면 학교장은 4개월 전(지난해 10월 31일까지) 출판사를 선정하고 주문하도록 법령에 명시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AI 교과서를 쓰겠다는 학교들은 이를 어길 수밖에 없는 상황을 낳은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법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해당 규정에 ‘다만, 교과용 도서의 내용 수정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교육부 장관이 별도로 정한 기한까지 주문할 수 있다’는 단서가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작년 11월 29일 AI 교과서 검정심사 결과를 마치고 매뉴얼을 각 학교에 보냈다"면서 "또한 이번 공문을 보면 학기 시작하기 전에 선정할 것을 안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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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김현민 기자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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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소위는 이날 AI 교과서 관련 예산을 삭감하는 법안을 논의한다.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을 명목으로 3.0%에서 3.8%로 올렸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상 특별교부금 비율을 다시 원상복귀하는 내용을 담았다. 0.8%포인트 상향분은 지난해 AI 교과서 교사 연수 등에 쓰였다. 정치권의 줄다리기에 AI 교과서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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