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넘겨받은 한덕수, 野 향해 '예산안 처리' 당부

"무거운 책임감 느껴…국정 공백 안돼"
'한미동맹' 강조…한미일 등 우방 협력

비상계엄 사태를 촉발한 윤석열 대통령 대신 국정을 넘겨받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무거운 책임감을 강조하면서도, 야당을 향해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구체적인 국정 수습 방안보다는 원론적인 방침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정 수습 방안을 담은 공동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총리는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 "현 상황이 초래된 데 대해 국무총리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국정에 있어 한 치의 공백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야당을 향해 "비상시에도 국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과 그 부수 법안의 통과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각 부처가 제때 집행을 준비해야만 민생경제를 적기에 회복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도 예산안' 타결은 야당이 단독으로 감액 예산안을 강행 처리한 뒤 현재까지 답보에 빠져 있다. 국정을 넘겨받은 한 총리로선 내년도 예산안 관련 법안들의 본회의 처리가 시급하다.

한 총리는 "정부가 먼저 몸을 낮추고 협조를 구하겠다"며 "우원식 국회의장의 리더십 아래 여야 협의를 통한 국회 운영으로 경청과 타협, 합리와 조정이 뿌리내리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대외적으로는 굳건한 한미동맹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유지하면서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건하게 유지하는 것이 매우 크고 중요한 과제"라며 "한·미·일, 그리고 우방과의 신뢰를 유지하는 데 외교부 장관을 중심으로 전 내각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굳건한 안보태세를 확립하고 대외 신뢰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며 "비상 경제 대응체계를 강화하여, 금융·외환시장의 위험 요인을 면밀히 점검하고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또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치안 질서를 확립하고 재난에도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