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퇴임 후에도 양국 관계 발전 노력"
韓, 우키시마호 승선자 명부 자료 19건 받아
윤석열 대통령은 6일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오후 3시35분부터 5시15분까지 약 100분간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간 12번째 회담으로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의 일환으로 개최됐다. 양 정상은 지난 2년간의 한일관계 발전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 양국관계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양 정상은 양국이 중단된 정부 간 협의체를 재가동하고 신규 협의체를 출범하는 등 각계 각급에서 활발히 소통하면서 경제안보, 첨단기술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을 넓혀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오늘 양국 외교당국 간 '한일 제3국 내 재외국민보호 협력 각서'가 체결된 것을 환영하며, 이를 통해 제3국 내 위기 상황 시 양국 간 협력을 보다 강화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실질 협력 성과 발굴
특히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양국 60주년 준비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실질 협력 성과들을 발굴하는 작업을 가속화해 나가기로 했다. 양 정상은 올해 양국 간 인적교류가 과거 최고 수준인 연간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출입국 간소화 조치와 같이 양국 국민들의 편의를 증진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검토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고 한반도를 포함한 역내 평화와 안정을 계속 위협하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북한의 계속된 도발과 러북 밀착 상황 등에 대해 서로 긴밀히 소통하며 단호히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 측이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해 지지를 표명해 준데 사의를 표명하고, 우리의 통일 노력에 대한 일측의 변함없는 관심과 지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유엔 안보리 등 국제무대에서 다양한 지역·글로벌 현안에 대해서도 양국 간 계속 긴밀히 소통하면서, 내년 우리나라가 의장국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2025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도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어 한일 관계의 개선이 한미일 3국 협력 체계의 발전과 한일중 프로세스 재활성화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졌음을 재확인하고, 기시다 총리의 퇴임 후에도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후임 총리가 한일 관계 발전의 흐름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기시다 총리가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고, 기시다 총리도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尹 "한일관계 개선 순탄치 않은 과정"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청와대 본관에서 2시간가량 만찬을 가졌다. 만찬에는 김건희 여사와 기시다 총리의 부인 유코 여사, 일본 대표단이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 개선은 결코 순탄치 않은 과정이었다"면서 "앞으로도 한일관계의 앞날에 예측하기 힘든 난관이 찾아올 수도 있으나 흔들리면 안된다. 기시다 총리께서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 변함없이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한국속담에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했다"며 "한일관계에 세찬 비가 온 적도 있지만 윤 대통령과 비에 젖은 길로 함께 발을 내딛으며 다져온 여정이 한일관계의 새로운 시작이었다. 한일 양국이 정상 간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의 여러 과제에 대처해 나가는 파트너로서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전날 일본 측으로부터 우키시마호 승선자 명부가 담긴 자료 19건을 전달받았다. 이는 2007년 일본이 강제동원군인 군속 관련 자료를 우리 정부에 제공한 이래 17년 만에 강제동원 희생자 문서를 제공한 사례다.
우키시마호는 1945년 광복 직후 귀국하려는 재일 한국인들을 태우고 부산으로 향한 일본의 해군 수송선으로 교토 마이즈루항에 기항하려다 선체 밑부분에서 폭발이 일어나 침몰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향후 관계부처를 통해 해당 명부를 면밀히 분석하고, 피해자 구제와 우키시마호 사건의 진상 파악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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