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의 자가면역질환 치료 신약 짐펜트라(램시마SC 미국 출시명)가 미국 시장 진출의 관문인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및 보험사 등에서 관리하는 처방집 중 26개에 등재되며 글로벌 블록버스터 치료제 도약에 나서고 있다.
9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짐펜트라는 지난 3월 미국 출시 5개월 만인 지난 2일 미국 3대 PBM 모두와 처방집 등재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출시 보름여 만에 익스프레스스크립츠(ESI)와 등재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달 30일과 지난 2일 연달아 나머지 두 곳 PBM까지 계약하는 데 성공했다.
짐펜트라는 '세계 유일의 인플릭시맙 피하주사제'라는 투약 편의성을 살려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짐펜트라의 주성분인 인플릭시맙은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 염증성 장 질환에 효과와 안전성이 오랫동안 증명돼 온 성분이다. 하지만 이 성분의 기존 의약품은 병·의원을 찾아가 맞아야 하는 정맥주사제로만 출시돼 있어 의료기관 방문이 쉽지 않은 미국의 현실상 환자의 자가 주사가 가능한 피하주사 제형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컸다는 평가다.
이 같은 미국 시장 공략의 관문은 PBM이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의약품은 PBM이 공·사보험을 대신해 관리하는 의약품 목록인 처방집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 현실적으로 판매가 어렵다. 환자가 가입한 보험사의 처방집 목록에 짐펜트라가 없다면 이 환자는 짐펜트라를 쓰려면 약값의 전부를 자신이 부담해야 해 아무리 약효가 좋더라도 비용 부담 문제로 쉽사리 의사가 처방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현재 미국 PBM 시장은 익스프레스스크립츠와 함께 CVS케어마크와 옵텀Rx가 '3대 대형 PBM'으로 불리며 합산 점유율 약 80%로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이들 3대 대형 PBM을 포함해 중소형 PBM 및 보험사 처방집을 합쳐 총 26개의 처방집에 짐펜트라를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이를 통해 이미 미국 보험 시장에서 75% 규모의 커버리지를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3대 PBM을 모두 확보했음에도 커버리지가 80%를 넘기지 않는 건 처방집이 공공보험과 사보험으로 또다시 나뉘어 등재되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이 지난 2일 계약한 대형 PBM은 현재 공공보험 처방집에만 짐펜트라를 올렸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추가 협상을 통한 사보험 체결만 남겨둔 상황"이라며 "여러 지역형 보험사들로부터 짐펜트라 문의가 지속되는 만큼 올 연말 내 미국 보험 시장 커버리지 대부분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짐펜트라를 처방집에 올린 지역형 보험사들은 많은 경우 별도의 리베이트 협상 없이 자체적으로 짐펜트라를 자사 처방집에 올린 만큼 수익성 확보가 더 용이하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출시 2년 차인 내년에는 인플렉트라(램시마 미국 제품명)와 별개로 짐펜트라만으로 최소 15%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토마스 누스비켈 셀트리온 미국법인 최고상업책임자(CCO)는 “대형 PBM들과의 계약 체결 성과를 이룬 가운데 이들과 연계된 지역형 보험사 처방집에 등재가 이어지면서 짐펜트라는 미국 염증성 장 질환 시장을 대표하는 핵심 치료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다음 달부터 본격화하는 TV, SNS 등 미디어 광고 활동을 중심으로 짐펜트라 마케팅을 전방위로 이어가면서 연내 미국 전역 커버리지 대부분을 확보해 15%의 목표 점유율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이러다 큰일 날 수도…기업 다 떠난다'…현대차도...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