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은 개최 비용을 대폭 줄여 눈길을 끈다. 최근 올림픽 개최지 결정될 때마다 경제적 이유로 개최 도시 주민들이 유치에 반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올림픽이 대규모 적자로 개최 지역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불안이 커졌기 때문이다. 비용을 크게 줄인 파리 올림픽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미국 핀테크 기업 월렛허브 자료를 인용해 파리 올림픽 개최 비용이 82억달러라고 최근 전했다. 일각에서 개최 비용이 1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도 나오지만 최근 하계 올림픽 개최 비용을 감안하면 파리 올림픽 개최 비용은 저렴한 편이다.
미국 경제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물가 상승률을 감안할 경우 역대 가장 비싼 비용을 치른 하계 올림픽은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이다. 개최 비용이 200억달러로 추산됐다. 이어 2012 런던 올림픽이 171억달러, 2016 리우데 자네이루 올림픽이 156억달러로 추산됐다. 말하자면 파리 올림픽은 바로 직전 도쿄 올림픽과 투자규모를 비교하면 반값 이하 올림픽이다. 쉽게 말해 파리 올림픽은 앞선 3개 하계 올림픽의 절반 수준 예산을 투입해 대회를 치르는 셈이다. 심지어 찜통 더위지만 선수들 숙소에 에어컨도 설치하지 않았을 정도다.
자린고비란 말이 떠오를 정도로 아끼고 있지만 파리 올림픽의 흑자 여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프랑스 리모주 대학 산하 스포츠법경제학연구소(CDES)는 최상의 경우 2018~2034년 일드 프랑스(프랑스 수도권)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benefit)가 111억유로(약 121억달러)일 것으로 추산했다. 최악의 경우 경제적 효과는 67억유로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CDES는 최상, 최악, 중간의 세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는데 중간의 경우 경제적 효과가 89억유로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파리 올림픽으로 프랑스가 이득을 볼 가능성과 손해를 볼 가능성을 따져보면 반반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들의 올림픽 홍보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985년 TOP(Top Olympic Partner) 제도를 도입해 글로벌 기업에 올림픽 홍보에 대한 권한을 주고 있다. TOP 파트너사들은 IOC 회원국 모두에서 올림픽 로고 등을 활용해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다. 또한 TOP 파트너사들은 분야 별로 1개 업체만 선정돼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으며 올림픽 대회에 물품도 독점 공급한다. 현재 TOP 파트너는 삼성전자 등 15개사다.
하지만 투자 비용 대비 그만큼 효과가 발생하는가에 대한 기업들의 의구심은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 도요타 자동차는 지난 5월 파리 올림픽을 끝으로 더 이상 올림픽 공식 파트너로서 후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이 후원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올림픽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이들이 국가간 대항전 성격인 올림픽에 열광하지 않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는 파리 올림픽에서 스케이드보딩과 브레이크댄스가 정식 종목으로 포함된 이유는 35세 미만 젊은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목적이라면서 IOC가 기대만큼 효과를 거둘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TOP 파트너들도 도요타의 사례를 따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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