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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타자기> 소수의 독재 정치, 미국의 이야기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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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얼 지블랫 신작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1월 10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열린 타운홀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1월 10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열린 타운홀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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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철저하게 미국 정치 이야기다. 정말 철저하게 미국 정치 이야기다. 그렇다. 미국 얘기여야만 한다.


미국의 상원은 100석이다. 과반을 차지하려면 51석이 필요하다. 51석만 있으면 다수당은 원하는 법을 통과시킬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미국 의회 상원에서는 필리버스터를 통해서 법안 통과를 막을 수 있다. 다수당이 원하는 쟁점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60석 이상이 필요하다. 소수당은 40석만 가져도 반대하는 법안 통과를 저지할 수 있다. 현재 미국 인구 구조와 선거 시스템상 특정 정당이 상원에서 60석 이상을 점유하는 건 어렵다.

2022년 60%가 넘는 미국인은 보편적인 투표권을 보장하는 투표권법을 지지했다. 상원도 하원도 투표권법을 지지하는 의원이 다수였다. 하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총기 규제법도 마찬가지다. 총기 난사 등 불행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해당 법안이 입법되고 60~70%의 미국인이 법안에 찬성했지만, 번번이 상원과 필리버스터에 막혔다.


미국은 모든 중요한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60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널리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필리버스터가 모든 상원 입법 과정에서 실질적인 다수 원칙으로 진화한 것이다.


미국 시민들은 이런 극단적 상황을 가만히 보고 있었을까. 극단적 정치를 일삼은 트럼프는 보통선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2018년 2020년 2022년 선거 모두 그를 심판했다. 그리고 미국인 다수는 임기 내내 그를 반대했다. 민주당은 2020년 선거로 대통령 자리와 하원, 상원을 모두 장악했다. 민주주의 자율 교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 듯 보였다. 공화당 극단주의는 미국인 소수에게만 호소하는 기조를 이어갔다.

그렇다면 바뀐 게 있을까. 그렇지 않다. 트럼프는 후보자 토론에 불참하고도 압도적 지지로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됐다. 미국 시민들은 그를 심판했다고 하지만, 그는 이를 심판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더 극단적인 세력을 키우고 그들의 목소리가 커지도록 독려했다. 공화당은 연방정부 셧다운을 피할 합의를 해줬다는 이유로 하원의장을 탄핵할 정도로 더 극단으로 이동하게 됐다. 합의의 정치는 실종됐다.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의 대표작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는 세계적 베스트 셀러였다. 그 후속작이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다. 저자는 다인종 주의와 보편적인 선거권을 담은 투표권법을 추구하던 공화당이 어떻게 기독교 백인을 위한 정당이 됐고, 어떻게 극단적인 정치세력에 휘둘리게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그들은 민의를 대변하지 않는 소수 극단주의자의 의도대로 정치를 이끄는 세력을 ‘독재’로 규정한다. 저자는 "독재 세력은 주류 정치인들이 그들을 묵인하고 보호할 때만 성공할 수 있다"며 "독재 세력이 당내에서 반민주적인 방식으로 행동할 때, 그 행동을 비난하고 관계를 끊고, 필요하다면 정치적 경쟁자와도 손을 잡고 그들을 고립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충직한 민주주의자는 응당 그래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책은 앞에서 말했듯 미국의 이야기다. 하지만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안다. 그것이 이 책을 마냥 남의 얘기라 편하게 읽을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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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 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얼 지블랫 지음 | 박세연 옮김 | 어크로스 | 440쪽 | 2만2000원





이근형 기자 gh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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