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으로 과반 확보했으나 5년 전 대비 후퇴
경제문제·非힌두교 배척 탓
개표 결과에 인도 증시 6% 급락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 인도국민당(BJP) 주도 여권 연합이 인도 총선에서 승리했다. 이에 따라 모디 총리는 인도 초대 총리인 자와할랄 네루 총리에 이어 두 번째 3선 총리가 됐다.
모디 총리는 "오늘의 승리는 세계 최대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인도 유권자들은 BJP와 민족민주동맹 연합 모두에 엄청난 믿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 "이 나라는 중대한 결정의 새로운 장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이는 모디의 보증"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초 예상보다 의석수가 대폭 줄었다. 인도 선거관리위원회와 현지 매체 타임스 오브 인디아 등에 따르면 BJT는 240석을 획득했다. 2014년 집권 이후 처음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지난 2019년 선거에서 303석을 확보한 것 대비 크게 줄어든 것이다.
여권 연합 국민민주연합(NDA)은 예상치보다 저조하게 가까스로 과반수 의석(272석)을 넘어 293석을 확보했다. 5년 전 총선 353석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 반면 야권 연합 INDIA는 모두 234석을 확보하며 5년 전 대비 세를 불렸다.
출구조사에선 여권 연합이 최대 392석, 야권 연합은 120여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모디 총리가 3연임에 성공했으나, 연정을 통해 가까스로 과반 의석을 확보한 만큼 향후 국정 운영이 수월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 결과가 모디의 입지를 약화했다고 분석했다. 밀란 바이스나브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남아시아 프로그램 책임자는 "이제 BJP는 연정의 선의에 의존하게 됐다"며 "이는 정책 결정뿐 아니라 정부 구성에서도 다른 정당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고, 자신의 몫을 요구할 것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옵서버 연구 재단의 라시드 키드와이 정치 분석가는 "결과는 모디 브랜드가 희석됐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큰 좌절"이라고 평가했다.
야권 연합 INDIA를 이끄는 라훌 간디 전 인도국민회의(INC) 총재는 "우리는 여권이 지난 10년간 나라를 운영해온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총선 결과는 모디 총리에 큰 메시지"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모디와 BJP에 대한 지지가 약화한 배경에는 경제 문제가 있다고 본다. 공공정책 전문가 야미니 아이야르는 실업, 인플레이션, 불평등 문제에 대한 야당의 공세를 언급하며 "이 같은 문제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타격을 입혔다"고 말했다. 모디 정권 아래서 인도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청년 실업률은 치솟았고, 인구 일부만 경기 호황의 혜택을 누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힌두교 결집을 시도하면서 인구의 약 14%를 차지하는 무슬림 유권자를 배척하고, 헌법과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아이야르는 "힌두 민족주의가 테이블 위에 있는 유일한 선택지라는 데 (유권자들이) 지쳤다"고 밝혔다.
인도 주식시장은 모디 총리의 압도적인 승리를 예상한 출구 조사에 3일 사상 최고치로 장을 마감했으나, 선거 결과에 4일 급락했다. 친기업 성향 여권이 정국 주도권을 상실할 가능성이 커지며 정치적 불안정성이 커진 영향이다. 인도 대표 주가지수 니프티50 종가는 2만1884.50으로 전날보다 5.93% 하락했다. 센섹스도 7만2079.05로 마감하며 전날보다 5.74% 빠졌다. 특히 모디와 오랜 친분이 있는 억만장자 가우탐 아다니 회장이 이끄는 아다니 엔터프라이즈 주가는 이날 19% 폭락하기도 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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